경제 상황 악화…기업대출 부실화 노심초사원리금 상환유예, 은행 입장에선 오히려 독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로 고객이탈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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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은행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둡다. 1분기 예상외 실적을 보였지만 2분기부터 실적 하락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짊어진 긴급자금지원, 짐이 무겁다
    1분기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하는데 그쳤다.

    KB금융을 제외하고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셈인데 속내를 살펴보면 낯빛은 어둡다. 원인은 대손비용 때문이다.

    정부는 은행을 통해 자영업자, 중소 법인에게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거나 충분한 신용평가 없이 긴급자금대출을 지원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은 발생가능한 손실을 2분기 이후로 대부분 이연처리해 충분한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 이로 인해 4대 은행의 평균 대손비용률은 0.1%로 전분기 대비 하락, 대출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율은 0.4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우 코로나쇼크로 인한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평균 대출금의 0.68%를 추가로 적립, 1.97%까지 높인 것과 대조적이다.

    만약 연내 국내은행이 대손충당금 적립율을 미국과 같은 0.68% 포인트 높인다면 추가 충당금은 은행 평균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돈을 빌려간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충분하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희망적인 이야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의 방역조치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변경됨에 따라 자영업, 내수기업의 여건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4월 이후 수출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등 수출기업의 여건은 크게 악화됐다.

    4월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소기업이 많은 자동차부푸믄 49.6%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 중소법인에 대한 6개월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는 은행의 신용관리 능력을 약화시키고 차주의 모럴해저드 가능성도 높아 연말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 ▲ 4대 은행 대손비용률 현황.ⓒ키움증권 리서치센터
    ▲ 4대 은행 대손비용률 현황.ⓒ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믿었던 사모펀드에 발등 찍힌 은행…환매중단 규모 3兆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대부분 반영하지 않은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실제 라임자산운용 1조7000억원, 독일 헤리티지 5300억원, 이탈리아 헬스케어 1800억원,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2000억원 등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규모만 약 3조원에 근접했다.

    특히 중소기업 CB 등을 투자하는 메자닌뿐만 아니라 부동산, 항공산업 등 코로나 충격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시일이 지나면서 문제가 발생될 사모펀드도 대기 중이다.

    3월말 기준 개인과 법인에 판매한 사모펀드 잔액은 1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수적으로 누적기준 전체의 10%를 사고 발생으로 가정할 대 판매사의 추가 손실 규모는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상품의 구조적 특성 상 상당수 사모펀드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펀드에 대해선 판매사와 발행사와 손실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배임 이슈로 배상을 결정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라임펀드의 자발적 손실 보상 결정을 했지만 이사회서 최종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이처럼 사모펀드 부실화가 길어질수록 은행의 자산관리영업도 타격을 입게 된다.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펀드의 대부분이 폐쇄형으로 고위험 투자가 2018년 이후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DLF 사태, 라임사태 등에도 1분기 자산관리부문의 수익이 전분기 대비 3.0%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앞으로 ELS, 사모펀드 손실을 입은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