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사망사례 보고… 원인불명 ‘사이토카인 폭풍’과 유사 국내 2명 의심환자 발생, 향후 추이 등 면밀한 분석 요구 증상 유사 ‘카와사키병’과 달리 20대서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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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유럽에서 일명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의 공포가 불어닥쳤고 이 흐름은 최근 국내에도 이어졌다. 오늘(27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 이하 학생과 유치원생의 2차 등교수업 및 등원이 시작된 상황으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MIS-C)이라고 명명한 이 질환은 두 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소아·청소년은 대체로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 영역을 아우르는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이 어려운 실정이다. 

    애초에 증상이 유사한 ‘가와사키병’으로 의심되기도 했지만, 가와사키병이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다기관염증증후군은 10대 후반과 20대에서도 발견됐다. 

    쟁점은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 정의에 따르면 피부 발진, 장기 내 염증 반응 외에도 코로나19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 코로나19 유전자 반응이 있는 환자도 포함시켰다. 

    실제로 이탈리아 베르가모 소재 지오바니23 병원 의료팀은 국제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앓은 후 4~6주 후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최소 7명(유럽 2명, 미국 5명)의 사망보고가 있었다. 특히 유럽에서 사망한 어린이들의 경우는 코로나 양성 반응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병은 대체적으로 면역글로불린과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항염증 치료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 논문 등에 보고됐다.

    발병 기전 자체가 모호해 이 분야 전문가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과잉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과 유사한 형태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2명→?’, 코로나 연관성 낮다는 국내 전문가들 

    방역당국이 지난 2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와 관련해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신고 사례가 2건 접수됐다. 2건 모두 서울지역 의료기관에서 신고됐고, 10세 미만 1명, 10대 1명으로 사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혈액 내 염증 물질 증가 ▲두 개 이상의 장기에 염증이 침범해 입원이 필요한 중증 상태 ▲염증 원인이 되는 병원균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발병 전 4주 이내 코로나에 노출된 이력 ▲38도 이상의 열이 하루(24시간) 이상 지속 등 5개 조건을 모두 갖추면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판단한다. 

    일련의 해외 사례에서 이 병에 대한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김종현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와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국내에서도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고, 아직은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과도하게 강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TBS 라디오에 출현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3월에 많았기 때문에 어린이 환자는 4월쯤에 나왔어야 했다"며 주요 발병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린이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많이 나온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이들의 주장처럼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원인을 코로나19로 판단하는 것은 확대해석일 수 있지만, WHO도 이 병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한 만큼 국내 환자 발생 추이와 현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현재 방역당국은 관련 학회 등에 요청해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를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