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 홍콩 수출서 반도체 비중 70% 달해…미중 당분간 '기싸움' 팽팽"디램 산업의 싸이클 1년 미만으로 짧아진 것, 미중 무역분쟁 이후의 현상"미중갈등 장기화로 반도체 수요-공급 예측 어려워 기업들엔 또 다른 불안 요인
  • ▲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뒤덮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화웨이 제재 등의 악재들이 6월에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베를린에 등장한 코로나19 풍자 벽화.ⓒ연합뉴스
    ▲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뒤덮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화웨이 제재 등의 악재들이 6월에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베를린에 등장한 코로나19 풍자 벽화.ⓒ연합뉴스
    코로나19의 대확산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뒤덮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화웨이 제재 등의 악재들이 6월에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중 양국이 이해득실을 계산하면서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반도체 산업이 홍콩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크게 우려할 것이 없지만 미중 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트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전(한국시간)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기와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에대해 중국 정부도 특별한 행동없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1일 사설을 통해 ‘미국의 홍콩 제재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미국이며, 홍콩에 대한 어떤 외부 간섭도 반대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홍콩 문제로 미중 양국이 전면적으로 격화되기보다는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레토릭(rhetoric·수사법) 중심의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성영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홍콩 특별지위 박탈로 단기 경제적 타격이 큰 국가는 미∙중 양국"이라며 "홍콩의 미국향 수출 중 77%정도가 중국 본토에서 미국으로의 재수출이어서 현재 제재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무관세 적용을 받아왔던 미국은 對홍콩 최대 무역흑자를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가 거쳐가는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 기업들도 신경을 바짝 쓸 수 밖에 없는 악재다.ⓒ연합뉴스
    ▲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가 거쳐가는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 기업들도 신경을 바짝 쓸 수 밖에 없는 악재다.ⓒ연합뉴스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가 거쳐가는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 기업들도 신경을 바짝 쓸 수 밖에 없는 악재다.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수출 국가이고 한국의 대 홍콩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에 달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939억달러였는데 이중 중국으로 약40%, 홍콩으로 24%가 수출됐다"며 "홍콩으로 수출된 물량은 대부분 중국으로 재수출되는데 굳이 홍콩을 거치 는 것은 기존에 구축한 거래선들이 홍콩에 베이스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홍콩의 수입업자들이 홍콩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이미 심천 등으로 직수출하는 루트가 형성되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과 중국, G2의 갈등 심화"라며 "이로 인한 수요와 안전재고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전통적인 수요-공급의 다이내믹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불안감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5월 메모리 고정거래가격은 PC DRAM 8GB DDR4 28.5달러로 전월대비 1% 상승, 서버 DRAM은 32GB DDR4 143.2달러로 보합, NAND MLC 64Gb 3.2달러 보합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컴퓨팅 DRAM 계약가격의 상승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불과 7개월간 지속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2012년 4분기와 2016년 2분기에 DRAM 계약가격이 반등할 때는 상승흐름이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됐고 특히 2016년 2분기부터 시작된 계약가격 상승은 2년 동안 계속된 것에 비하면 반도체 업종의 등락이 더 빨라졌다는 점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디램(DRAM)산업의 싸이클(cycle)은 제품가격의 흐름으로 읽어낼 수 있는데 cycle이 1년 미만으로 짧아진 것은 무역분쟁 이후의 현상"이라며 " 주요 원인은 화웨이 제재조치 등의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산 소재 수출 규제 등 수요와 공급의 일관성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