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앞당긴 편의점 변화… 다양한 상품·서비스 선봬곰표 밀맥주 일주일 판매 30만개… 차별화 상품 흥행 중딜리버리·도시락 예약서비스 개시 후 이용·매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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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위기’다. 수년간 소비가 줄어드는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에는 늘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위기를 양분으로 기회를 찾는 유통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 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삼가게 되면서 편의점을 가장 밀접하면서 또 주요 생필품을 모두 구비한 유통채널로 재인식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신규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이후를 위한 편의점 업계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그런 변화의 최선봉에 있다.

    9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에서는 다양한 실험적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편의점이 주요 생필품을 비슷비슷하게 판매해왔다면 최근에는 CU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차별화 상품이 주요 매출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CU가 지난달 대한제분과 손잡고 업계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단 3일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 개를 완판했다. CU가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선보인 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소형 브루어리와 협력한 상품이라 대량 제조가 어려워 현재 발주 제한으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은 30만 개를 돌파했다.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는 물론, 전체 국산 맥주 판매량 TOP 10에 진입할 정도로 쟁쟁한 대형 제조사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이런 차별화된 상품개발은 BGF리테일이 적극 추진해온 전략의 일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는 차별화 제품들이 소비자 반응과 매출 흥행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BGF리테일은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 ‘펀스토랑’과 협업에 따른 흥행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펀스토랑’의 첫 번째 우승 상품인 이경규의 마장면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싹쓸이 했고 출시 첫 날 5만개 이상 판매되며 간편식품 카테고리 역대 최다 하루 판매량의 기록을 세웠다.

    냉장면 형태로 판매되던 마장면은 한 달여 만에 전국에서 공수한 팔방미 60여 톤을 모두 소진하며 완판을 기록했고 현재는 유탕면 형태의 컵라면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여덟번 째 우승메뉴 완도전복감태김밥의 경우에도 89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금수저 김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출시와 동시에 전체 김밥 매출 1위에 올랐다.

    5월 기준 ‘편스토랑’ 상품의 판매량은 400만 개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소비한 국내산 식재료는 쌀, 밀, 돼지고기, 파래, 닭고기, 계란, 전복, 우유 등 총 480톤으로 전국의 농축수산가를 돕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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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손 잡고 선보인 편의점 배달 서비스도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요기요’ 배달 서비스는 도입 초기 대비 지난달 기준 이용 건수가 10.4배 늘었다. 배달서비스로 인한 하루 매출이 200만원을 기록한 점포도 속속 등장한다. 

    CU는 지난해 4월 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편의점 배달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전국 5000여 운영 점포를 보유해 업계에서 가장 촘촘한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다. 도시락 예약 서비스도 인기다. 해당 서비스는 전국으로 확대된 지 한 달 만에 고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테스트 기간 대비 하루 이용건수는 25배, 관련 매출은 27배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편의점 브랜드와 무관하게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경쟁적으로 신규 서비스와 차별화 상품을 출시하면서 자사 브랜드 편의점을 찾을 이유를 만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편의점의 변화에 가속도를 붙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런 전략은 코로나19에서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39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7% 감소한 185억원을 기록했다. 상품 구성이 생필품에 집중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 BGF리테일이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이유다. 

    BGF리테일 측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사회적 변화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생활의 편의를 높이고 점포 매출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