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업자 선정후 3년내 착공 실패…6월 1일 전매제한 해제서울시, 집값급등 우려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방안 추진 미적다주택자 절세 목적·사업 지연 실망 매물 속출, 손바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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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거래가 꺾인 여의도에서 오랫만에 매기가 활발하다. 전매제한 해제로 급매물이 소진된 덕분이다. 

    9일 여의도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이달초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 10건 이상의 거래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면적 60.96㎡는 11억원, 79㎡는 14억5000만원, 118㎡는 18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6월1일 전매제한이 해제됐고 전보다 많은 물량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며 "오랫동안 사업을 기다려온 고객들이 세금부담을 이유로 급매물을 내놓았고 재건축 투자를 염두에 둔 30대, 40대 고객들이 매매계약을 많이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시범아파트는 지난 2017년 신탁사업자 선정이후 전매제한이 금지됐다. 특히 조합원 승계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지난 2~3년간 거래가 쉽지 않았다.

    10년 보유, 5년 거주, 1가구1주택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 투자를 목적으로 한 매물이 많다보니 사고팔 수 있는 집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들어 전매제한이 해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정법상 조합설립인가 또는 신탁사업자 지정시 전매가 금지되나 사업자 지정이후 3년내 착공에 실패하면 예외적으로 전매제한이 해제되는데 시범아파트가 그 사례에 속한다.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총 1790가구, 24개동으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다. 지난 2016년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했다.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신탁사가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는 사업방식이다보니 일반정비사업보다 최소 1년에서 3년이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한국자산신탁과 계약을 체결한뒤 2017년 5월 즉시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으며 사업에 탄력이 붙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8월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방안을 추진하려다 보류되면서 재건축사업도 가로막혔다.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 개별로 재건축을 진행하기보단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통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시장 불안을 이유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시범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에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내놓으라며 청원까지 제기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보인다.

    서울시는 집값 상승 우려가 있는 사안이다보니 국토부와 상의해 여의도 마스터플랜 추진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을 시의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사실상 서울시가 시범아파트를 비롯한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사업 전체를 틀어막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준공된지 50년이 넘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크게 뛸 수 있다는 우려에만 사로잡혀 쉽게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개업소에서도 현 정부에서는 재건축 규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 관점에서 여의도 아파트를 바라봐야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서울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여의도 종합개발계획 실행 가능성이 커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설명이다.

    현재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60.96㎡의 매매호가는 13억5000만원, 79㎡ 14억9000만원에 형성돼있다. 

    앞선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매제한 해제일에 맞춰야해서 계약은 6월1일 이후로 체결됐으나 이미 5월초부터 계약금 입금이 이뤄졌다"며 "절세용 급매물은 모두 빠졌고 앞으로 더 활발하게 손바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