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티마 1910만원… 철수 앞두고 대대적 할인에 재고 '완판''불매운동-수리 불안-떨이 판매' 삼중고에 우는 소유주들매입업자 "거래 안 돼, 지금 사면 3분의 1도 못 받고 판다"
  • ▲ 일본 닛산자동차 기업로고(CI) ⓒ뉴데일리
    ▲ 일본 닛산자동차 기업로고(CI) ⓒ뉴데일리
    올 연말 한국 시장 철수를 앞둔 닛산이 파격 할인에 나서면서 중고차 시세 등을 놓고 소유주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또 한 번의 중고차 값 폭락이 빚어질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중고차 매입 업자는 ‘지금 산다는 건 폐차 시까지 탄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매물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최근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대대적 할인 공세에 나섰다. 주요 딜러사는 앞다퉈 중형 세단 알티마를 트림(세부 모델)별로 1000만~1350만원, 뉴 맥시마는 1450만원씩 차 값을 깎아줬다.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에 알티마는 1910만원까지 값이 떨어졌다.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알티마, 뉴 맥시마는 하루 만에 ‘완전 판매(완판)’됐다. 한 딜러는 “철수를 결정한 뒤 할인 폭을 키우라는 지침이 있었다”며 “이번주 소비자 문의가 크게 늘었었다”고 귀띔했다. 

    기존 소유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2017년식 알티마를 타는 A씨(62)는 “불매운동에 이어 철수로 사후서비스(AS)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면서 “이젠 대놓고 떨이 판매가 벌어지는 것을 보니 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감가상각이 크다 한들 값어치도 크게 떨어져 되팔 수나 있겠냐”며 “일본 차를 몬다고 손가락질 받을까 어디 가서 얘기도 못 꺼낸다”고 호소했다.

    실제 닛산 중고차 값은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난해 7월 뒤로 타격을 받았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그나마 거래가 활발한 2017년식 알티마 2.5L의 경우 이번주 평균 시세가 1453만원(무사고·주행거리 6만㎞ 기준)이었다.

    배기량, 몸집이 비슷한 현대차 그랜저 2.4L가 2252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감가율이 특히 높았다.

    한 매매 업체는 “불매운동이 벌어진 시기 닛산 차 값이 빠르게 떨어졌다”면서 “현재 대부분 시세 하락이 반영됐고 거래는 뚝 끊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입 업자도 사들이는 걸 꺼리긴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매입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면서 “특히 이번에 닛산을 구매한 경우 되팔 때 3분의 1도 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특히 불매운동 때처럼 또 한 번 큰 폭의 중고차 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닛산은 지난달 28일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판매 영업은 올 연말로 끝낼 예정이다. AS는 국내 법규에 따라 20208년까지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정비를 외부 업체에 위탁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품질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 법인이 폐업,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49조의3 2항에 ‘최종 판매한 날부터 8년 이상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아예 폐업한 경우 적용 대상이 사라지게 된다.
  • ▲ 2016년 국내 시장에 나온 올 뉴 알티마 ⓒ뉴데일리
    ▲ 2016년 국내 시장에 나온 올 뉴 알티마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