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 PEA '엑시트' 제동가격차 1000억 이상… 업계 "거래 성사 힘들다"
  • 로젠택배 매각작업이 다시 멈춰 섰다. 택배업 호황으로 흥행을 기대했지만 시장 반응은 달랐다. 업계는 “사실상 이번 딜은 무산”이라는 평가를 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매각 일정은 잠정 연기됐다. 지난 3~4월 중 예정했던 본입찰이 연기된 후 이렇다할 진전이 없다. 

    이번 매각은 네 번째 시도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됐다. 애초 로젠의 대주주인 베어링 PEA는 "상반기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한다"며 의욕을 보였었다.

    하지만 희망가격 3000어~4000억과 시장평가 2000억~3000억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로젠은 국내 5위권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7~8% 내외다. 상위 업체인 CJ대한통운, 한진 등과 격차는 크지만 주요 업체로 함께 언급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4426억, 24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로 업계 평균 1~3%보다 높다.

    C2C 물량이 대부분으로 기업 물량보다 단가가 높아 단순 영업이익률은 높다. 다만 전체 시장에서  C2C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해 확장성은 작다.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 PEA는 수년 전부터 엑시트를 원했다. 앞선 세 번의 거래도 인수 측과 가격대를 맞추지 못해 무산됐다.

    시장의 시각은 금액이 과하다고 본다. 터미널과 설비를 직접 소유하지 않은 ‘비(非)자산 기반 물류회사’이기 때문이다. 작업장과 설비를 대부분 임대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는 매력감소 요인이다.

    유일한 가치인 배송 기사, 영업망도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근무하는 택배기사는 소속회사를 비교적 자유롭게 옮긴다. 대주주 변동 후 사내 정책이 바뀌면 이탈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인수를 검토하던 신세계, SK그룹, 카카오, 위메프 등은 거래에서 발을 뺐다. 이들은 매물 가치 대비 매각 희망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까지 진행된 실사에서 대부분 업체는 3000억원 초반 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로젠은 보유자산이 거의 없는 플랫폼 개념의 회사로, 인수자 입장에서는 거래 마무리 후에도 설비 투자가 필요해 부담이 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시장 악화와 매물 특성상 매각 측 희망대로 거래가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