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제조업…낙폭 키우며 6.2만명 감소무급휴직 등 기타이직 3달 연속 10만명대 급증5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코로나발 고용충격 지속
  •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달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수가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두달 연속 30만명 이상 줄어들었다. 그나마 정부가 재정일자리를 재개하면서 감소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제조업 종사자수가 낙폭을 키우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무급휴직을 포함한 기타 이직은 석달 연속으로 10만명 이상 급증세를 보여 불안감을 키웠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감원 대상이 될 수 있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5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수는 183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만1000명(1.7%) 줄었다.

    지난 3월(-22만5000명·-1.2%)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사업체 종사자가 줄어든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월 36만5000명이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대 감소를 보였다. 감소 폭이 4월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정부 일자리사업이 다시 시작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노동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1547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만명(0.9%) 줄었다. 임시·일용직은 1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1000명(5.5%), 학습지 교사처럼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른 수수료 등을 받는 기타 종사자는 110만2000명으로 6만9000명(5.9%) 각각 감소했다. 취약계층에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 등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92만4000명으로 1만3000명(0.4%) 증가한 데 반해 300인 미만 사업체는 153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3000명(2.1%)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15만5000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6만9000명), 제조업(6만9000명), 도·소매업(6만2000명) 등도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전체 종사자의 20%쯤으로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올 1월 2000명 증가했다가 지난 2월 조사에선 제자리걸음을 했다. 감소세는 뚜렷했지만, '마이너스(-)'를 보이진 않았다. 그러다 3월 들어 1만1000명이 줄어든 제조업은 4월 5만6000명에 이어 6월 6만2000명이 감소했다. 감소 폭도 커졌다.

    반면 정부 일자리 사업을 포함한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5만명)과 보건·사회복지업(8만5000명), 전문과학기술(3만2000명)은 각각 늘었다.

  •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입·이직자 현황을 보면 지난달 입직률은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P), 이직률은 4.7%로 1년 전보다 0.1%P 각각 올랐다.
    입직자 수는 87만1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만4000명(5.3%) 증가했다. 입직 중 채용은 4만5000명(5.7%) 줄었다. 주로 사업체가 채용을 축소하거나 연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지사 간 전입, 복직 등을 포함한 기타 입직은 8만9000명(251.8%) 급증했다.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상당수가 무급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인원으로 추정된다.

    이직자는 80만4000명으로 8000명(1.0%) 증가했다. 스스로 퇴직한 자발적 이직은 2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1000명(14.9%), 고용계약종료와 구조조정, 해고 등으로 말미암은 비자발적 이직자는 46만7000명으로 1만명(2.2%) 각각 줄었다.

    대신 무급휴직을 포함한 기타 이직은 10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9000명(139.8%)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휴직자' 등이 빠르게 확산했다는 방증이다. 상용직이 5만8000명(159.0%) 급증했고, 임시·일용직은 1000명(16.9%) 증가했다. 기타 이직은 운수·창고업(1만9000명)과 제조업(1만8000명)에서 증가 폭이 컸다. 기타 이직은 고용 충격이 장기화하면 대거 감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잠재적 실업자로 볼 수 있다.

    시·도별로 종사자 증감을 보면 전남(1만명), 세종(6000명), 울산(2000명) 등은 늘고 서울(12만3000명), 경기(5만9000명), 대구(2만6000명) 등은 줄었다. 전남, 세종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업체의 임금·노동시간 조사에서도 코로나19의 여파가 나타났다. 지난 4월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노동자 1인당 임금 총액은 335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5만4000원(2.3%) 증가했다. 상용직 임금(351만7000원)은 1만3000원(0.4%) 증가한 데 비해 임시·일용직 임금(168만1000원)은 16만6000원(11.0%) 급증했다. 상용직은 코로나19 여파로 초과급여 등이 줄고, 임시·일용직은 저임금 노동자가 대거 일자리를 잃은 여파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