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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글로벌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와 디지털 뱅킹을 공략하며 타개책 마련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전성관리 등 해외 네트워크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한편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뱅킹 확장이 한창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도 해외네트워크 확장에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정국 속에서도 지난 4월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올해 안에 최종 본인가를 취득한다는 게 목표다. 현지법인 인가를 받으면 국민은행은 미얀마 내 지점을 10곳까지 설립할 수 있고 기업-소매금융 등 모든 은행업무 수행이 가능해진다.
22% 지분을 보유중인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인수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국민은행이 선보인 글로벌 디지털뱅크 플랫폼 ‘Liiv KB Cambodia’의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었는데 이 모델은 향후 주변국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등 선진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거점 내 지점•법인 등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CIB•자본시장 비즈니스 위주의 수익창출 기반을 지속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20개국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글로벌네트워크 성장수준별로 디지털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내 현지법인인 SBJ은행은 지난 4월 디지털·ICT 전문 자회사인 SBJ DNX 설립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 가능한 혁신 기업’을 뜻하는 이 회사는 ICT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과 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비대면 실명확인(E-KYC)를 승인받아 이를 활용한 비대면 수신과 여신상품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지 최대 소비자 금융사인 ‘아쿠라쿠’와 협업을 통해 소매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16만 6000건의 대출을 기록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Shopee와 제휴를 통해 구매고객 대상 디지털 신용대출 상품과 대안 신용평가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자산성장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네트워크의 자산건전성, 외화유동성 등을 다각도로 모니터링해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실시하고, 디지털뱅킹 강화를 통해 난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말 베트남에 모바일플랫폼인 우리WON뱅킹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리테일 분야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모바일 전용상품을 준비 중이며, 향후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우리은행 진출국가에도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24개국에 진출한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지주 글로벌 부문 산하에 ‘그룹글로벌총괄(CGSO)’을 두고, 지주회사 내 기존 ‘글로벌전략팀’을 3개 부서(Global Innovation Center, 글로벌기획조정팀, 글로벌성장전략팀)로 확대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는 대만 타에베이지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부족한 네트워크 극복을 위해 모바일 채널인 1Q Bank, 모바일 송금 플랫폼 1Q Transfer, 기업고객을 위한 실시간 글로벌 자금관리서비스 1Q CMS Global 등의 확대 적용을 통한 현지 고객기반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6개국에 진출한 농협은행은 내년까지 홍콩과 호주, 중국, 베트남 호치민, 인도, 미얀마에 사무소 혹은 지점 인가를 취득해 개설하겠다는 목표다.
농협만의 특화사업모델을 통해 농업정책금융과 농기계 관련 금융-범농협-대외기관 연계 시너지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조치로 해외 진출 사업에 다소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나 비대면 화상 회의 등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어 큰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얀마 법인설립 인가를 받은 기업은행은 2022년을 목표로 베트남 지점의 법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현지은행 M&A(인수합병), 지분투자 등 해외 진출방식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기업 해외진출 증가에 따른 협력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인도 지점을 추가 설립하고, 폴란드 사무소도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해외시장 공략에 있어 변수를 겪으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위기를 벗어나려 디지털뱅킹을 강화하고 글로벌 연합을 하는 등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