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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정부의 '6·17부동산대책' 이후 오히려 서울 아파트값이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의 풍선효과를 막자 다시 서울로 수요가 몰리는 '빨대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1% 상승했다. 지난주 0.06%보다 오름폭이 2배 가까이 커졌다.
정부가 수도권 전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사상 초유의 부동산 규제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아파트 시장은 오히려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규제의 표적으로 삼은 지역일수록 반작용이 커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0.07→0.18%)와 강남구(0.03→0.12%)의 이번주 상승률이 큰폭으로 튀었다. 이들 지역은 지난주 매수세가 잠시 주춤했다가 이주 들어 허가구역에 속하지 않은 신천·문정·방이동과 역삼·도곡·개포동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서초구(0.06→0.10%), 강동구(0.08→0.10%) 등도 덩달아 오름세다.
강북의 대표 부촌인 마포구(0.07→0.14%), 용산구(0.05→0.10%), 성동구(0.05→0.07%) 등도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노원구(0.08→0.13%), 도봉구(0.08→0.14%), 강북구(0.10→0.13%) 등도 집값 상승세다. 이번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0.10%), 구로구(0.09%)를 제외한 23곳이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규제에도 수도권의 아파트값(0.16→0.17%) 상승폭이 커졌다. 3기 신도시나 택지개발, 교통대책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하남시(0.65%), 고양시(0.43%), 구리시(0.33%), 남양주(0.31%), 과천시(0.20%) 등에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비규제지역인 김포시(0.58%)와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광명시(0.36%) 등도 상승이 확대되고 있다.
세종시는 6·17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0.98→1.55→1.48→2.06%) 오름폭이 커지고 충남(0.06→0.21→0.23→0.20%)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는 등 지방에서도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2018년 9·13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을 되찾는 데 6주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이번 6·17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라 지난주(0.13%) 대비 오름 폭이 커졌다. 시도별로는 세종(2.06%), 경기(0.24%), 충남(0.20%), 경남(0.15%), 울산(0.14%), 서울(0.11%), 부산(0.11%), 대전(0.09%), 강원(0.09%) 등은 상승, 제주(-0.10%)는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상승률이 지난주(0.12%) 대비 소폭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동일한 0.10% 올라 54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강동구(0.22%), 마포구(0.19%), 송파구(0.16%), 강남구(0.16%) 등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세종(1.31%), 울산(0.27%), 경기(0.24%), 대전(0.19%), 충남(0.12%), 서울(0.10%), 충북(0.10%), 경남(0.09%), 강원(0.08%) 등은 상승, 제주(-0.07%)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