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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리츠(REITS)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공모 리츠 줄상장이 예고되고 있어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상장을 했거나 상장 일정을 앞둔 리츠는 최대 8개에 달한다.
이달 이지스밸류리츠가 상장한 데 이어 이지스레지던스리츠·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제이알글로벌리츠·디앤디플랫폼리츠·신한서부티엔디리츠·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등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리츠시장의 특징은 그간 리테일·오피스에 한정돼왔던 기초자산이 주유소·임대주택·물류센터 등 다양하게 구성된다는 점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서울시 중구 태평로빌딩을,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 신도시 도심형 아웃렛을,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인천 부평구 임대주택을,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전국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를,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해외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다양한 기초자산을 담은 새로운 리츠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각종 부동산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고령화·초저금리 시대에 리츠는 빼놓을 수 없는 인컴형 투자자산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만큼 리츠 분산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리츠의 주가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 속에 차익실현에 집중하는 투자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배당을 내는 리츠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NH프라임리츠는 연초 6100원이던 주가는 지난 20일 종가기준 27.5% 하락한 4425원을 기록했다. 이리츠코크렙(-20.9%), 케이탑리츠(-19.1%), 신한알파리츠(-16.4%), 롯데리츠(-14.8%), 모두투어리츠(-11.5%) 등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첫 상장 리츠로 주목을 받았던 이지스밸류리츠의 주가도 부진하다. 상장일인 지난 16일 종가는 4410원으로, 공모가(5000원)를 크게 밑돌았다.
리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면서 수요 예측 부진으로 상장 일정이 미뤄진 곳도 생기고 있다. 내달 상장 예정이던 해외부동산 기반 리츠인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는 코스피 상장을 2~3개월 연기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최근 공모시장 관심이 2차전지나 바이오 중심으로 쏠리면서 리츠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반기 예정된 상장 일정이 이뤄진다면 내년께 리츠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부진한 리츠 시장에 새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올 하반기 공모 리츠 상장과 맞물려 내년 초 리츠 지수를 만들고 리츠 ETF를 상장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거래소 상장 규정상 ETF는 인덱스를 구성하는 종목이 10개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상장 리츠는 8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리츠 주가 부진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관리 리츠 구조로 배당 가능한 이익 대비 배당성향이 70%에 불과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배당 가능한 이익의 90%를 모두 배당하고 있어 배당컷 가능성이 희박하다. 실제 지금까지 배당이 삭감된 리츠는 없다"면서 "임대료 지불의 주체가 되는 앵커나 기초자산의 체력도 튼튼한데, 이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리츠의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등이 추가 자산편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자산 증대를 통한 배당 성장이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10개 남짓 리츠가 상장하는 만큼 이 같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