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된 마스크… 패션·속옷 업체 뛰어들어타이어 제조·의료기기 업체 등 너도나도 진출 "시장 포화, 과잉 투자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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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자 패션업계가 마스크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 11일 공적 마스크 판매가 종료됐지만 마스크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출이 줄어들면서 패션 매출이 급감한 대신 마스크 판매로 떨어진 수익을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함이다.
23일 쌍방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전북 익산에 총 350억원을 들여 지은 대규모 마스크 제조공장과 연구시설이 다음달 설비 도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월 2000만장인 마스크 생산량은 9월부터 1억장으로 늘게 된다. 또한 쌍방울은 화장품 회사인 네이처리퍼블릭과 협약을 맺고 전국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500여곳에서 자사 마스크를 판매한다.
쌍방울 관계자는 "연간 4억만장의 마스크생산을 목표로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높아지자 삼성물산, LF 등 마스크 경쟁에 나선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이달 패션 마스크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마스크 판매에 나선 건 1954년 회사의 전신인 제일모직 창사 이래 처음이다.
빈폴 마스크는 노즈 와이어와 코 받힘을 별도로 달아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숨쉬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통기성이 우수한 면 피케 원단을 저용해 여름철 활용도를 높였다. 또 이 마스크는 최대 40회까지 세탁 및 재사용이 가능하다.
LF의 헤지스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출시했다. 마스크 본체는 외부 오염 시 세탁해 재사용할 수 있고 심리스 기법을 적용해 장시간 착용해도 귀 부분의 통증이 없도록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여성복 보브와 쥬시 꾸뛰르를 통해 패션 마스크를 선보였다. 쥬시 꾸뛰르 제품의 경우 이미 5차 재생산에 들어갔다. 하반기 중에 색상과 디자인을 달리해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이달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크 100만 장을 유럽에 수출한 데 이어 미국에 3000만장 규모의 마스크와 원단을 납품할 계획이다. -
패션업계가 마스크 판매에 나선 것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공적 마스크 판매가 끝났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마스크 확보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은 최근 일주일(7월12~18일) 동안의 마스크 판매를 분석한 결과 직전주(7월 5~11일) 대비 약 94%(수량 기준) 늘었다. 무더위에도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비슷한 하루 평균 약 8000장이 판매되고 있다.
마스크 생산량도 증가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7월13~19일) 총 마스크 생산량이 1억4883만개로 전주(1억1491만개)에 비해 29.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마스크는 단순히 안전을 위한 아이템이 아니라 스타일링의 포인트가 되는 패션 아이템으로 변모했다"면서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계속돼 위축됐던 패션 시장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패션업계 뿐만 아니라 타이어 제조설비 기업 세화아이엠씨, 반도체 장비 기업 마이크로텍, 의료기기 업체 메디아나 등 다수의 업체들이 마스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이 진출하고 있지만 이미 마스크 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물론 낮은 단가에 대규모 투자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과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