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지 부문, 사상 최대 분기 영업성적 기록인재 영입-투자-협업 등 적극적 스탠스… 흑자 앞당겨"구조적 이익 창출 기반 마련… 내년 실적은 더 긍정적"
  •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좌)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좌)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화학이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LG화학은 31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9351억원, 영업이익 2469억원의 영업실적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6조7784억원에 비해 2.31%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2469억원에서 131% 뛰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3분기 6024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영업이익률은 8.24%로, 역시 2018년 3분기 8.3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지 부문은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1995년 배터리 사업에 나선 이래 사상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 4분기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만에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 지역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급 등으로 전분기대비 매출이 25%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폴란드공장 수율 등 생산선 개선, 원가절감 등으로 자동차 전지사업에서 흑자를 거둬들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미래준비가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그룹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구 회장은 전기차 개화시기를 앞두고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과제를 해결하고자 3M 출신 신학철 부회장을 직접 영입했다. LG화학 창립 71년 이래 최초의 외부 영입 CEO다. 글로벌 소재기업 출신으로서 다양한 고객사와 접점이 많은 신 부회장의 강점을 활용하려는 인사였다.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2017년 4위에서 지난해 3위, 올해 1위에 등극했다. 이 기간 점유율은 8.5%에서 24.2%로 3배 가까이 뛰었다. 확장적 사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올해 초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등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이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23.9% 감소한 32.5GWh에 그쳤으나, 이 중 LG화학이 7.8GWh를 가져가면서 그간 펼쳐온 투자와 영업활동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의 고삐는 더 바짝 죄고 있다.

    이미 30년 가까이 배터리 R&D를 지원하며 1만6000건 이상의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구체적인 R&D비용이 공개하지 않았으나, LG화학이 2000년 자동차 배터리 R&D에 착수한 이래 최고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담긴 대목으로, LG화학은 물론 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종목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미 30년 가까이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지원하며 1만 6685건(2019년 3월 기준)의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담긴 대목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협업은 세간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2년 양산 예정인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배터리 공급사로 들어가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평이다.

    E-GMP 기반의 전기차에 탑재된 LG화학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다. 양사는 또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한 사전적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액은 약 150조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연 100GWh 수준으로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해 2024년까지 배터리 부문에서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LG화학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실적이 갖는 의미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연간 전지 부문에서는 13조원대 수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율 안정화 등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내년 전망은 올해 전망치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