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거의 완료… '뉴가우스 2020' 도입MSC, 최근 온라인 선복 예약 플랫폼 개시… 디지털 전환 추세 합류미래 먹거리 선점 절실… ICT 기술 도입해 경쟁력 키우는 것이 필수
-
바다 위를 항해하는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개시하면서 디지털 전환 경쟁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적선사인 HMM도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클라우드 전환 작업이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다.
6일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MSC는 최근 온라인 선복 예약 플랫폼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미 세계 1위 머스크와 5위 하팍로이드는 스팟 운송 물량의 10%(전체 물량의 5%)를 온라인 예약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데, MSC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 추세에 합류한 것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화주와 포워더(화물운송주선업자)는 아시아-유럽, 유럽-북미 항로에 대한 선복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 MSC는 선복 예약과 함께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게 하는 등 앞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뛰어드는 이유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 선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해운시장이 만성적 공급과잉에 내몰린 만큼, 선복량과 운임경쟁만으로 경쟁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물류체계에 ICT 기술을 적극 도입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가 됐다. 특히 해운업은 전 세계적으로 방대한 양의 화물을 운송하고 다루는 빅데이터의 최전선에 있다. 고객들이 단순 운송보다 더 빠르고 능률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 이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국내 해운업체들도 여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HMM은 2018년 5월 차세대 IT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오라클을 선정하고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IT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컨테이너·벌크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ERP, 인사 등 전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오라클 클라우드로 단계적으로 이전·구축해 왔다.
HMM에 따르면 현재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은 거의 완료된 상황이다. 컨테이너와 벌크 운영을 위한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인 '뉴 가우스 2020'가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앞서 지난해 8월 1차로 재무·회계 등 ERP시스템과 화주 대상 서비스를 포함한 홈페이지 등 주요 업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했다.
HMM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환 작업은 지난해 1단계에 이어 최근 2단계까지 완료됐으나 아직 '뉴 가우스 2020'은 막바지 작업중"이라며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업무효율 개선과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 가우스 2020'은 운항, 계약, 예약, 운송 등 선사 운영 정보를 비롯해 선박, 인사, 관리 등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IT시스템이다. IT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 비용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외 데이터센터에 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상황에도 신속하고 중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HMM 외에도 디지털 전환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고려해운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와 '해운시장 디지털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고려해운의 노하우와 영업력을 결합해 해운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SK해운도 IT인프라를 클라우드화한 뉴타닉스를 도입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 유지 보수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던 IT 인력들을 부가가치 창출 서비스와 전략 수립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등 인력 운용도 최적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선사 뿐 아니라, 화주, 포워더의 운송 요구에 있어서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면서 "세계적 디지털 전환에 우리 해운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