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일 항로 담합 선사에 과징금 800억 부과중소 해운사, 해운협회 통해 공동 대응방안 논의
  • ▲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SM상선과 팬오션 등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간 항로에서 해상운임을 담합한 이유로 과징금을 맞은 해운사들이 공동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협회가 앞서 동남아 선사 과징금 부과 건에 대해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한 상황인 만큼 이번 제재에 대해서도 불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한-일, 한-중 항로에서 운임을 담합한 HMM, 팬오션,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 해운사에 총 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한·일 항로 15개 선사에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00억8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한·중 항로에서 운임을 담합한 27개 선사에는 과징금 부과 없이 시정명령을 조치하기로 했다.

    한·일 항로에서 운임을 담합한 14개 국적선사와 1개 외국선사의 회사별 과징금 규모로는 흥아라인이 157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고 ▲고려해운(146억1200만원) ▲장금상선(120억300만원) ▲남성해운(108억3600만원) 등 총 4곳이 100억원 이상 과징금을 물게 됐다. 

    아울러 ▲동진상선(61억4100만원) ▲천경해운(54억5600만원) ▲동영해운(41억2800만원) ▲범주해운(32억8800만원) ▲팬스타라인닷컴(32억5600만원) ▲팬오션(25억3700만원) ▲태영상선(17억7100만원) ▲에스아이티씨컨테이너라인스(중국, SITC, 1억2700만원) ▲SM상선(1억900만원) ▲HMM(4900만원) 등이다.

    이들 해운사는 해운협회를 중심으로 공정위 결정에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과징금 부과 건에 대해) 회사 독단적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움이 있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바가 없다”며 “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으로 판단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협회 결정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올 초 ‘한-동남아’ 노선에서 15년간 담합한 23개 선사에 총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해운사들은 ‘해양수산부에 신고하고 화주단체와 협의한 공동행위는 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운법을 근거로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이번 공정위 제재에 대해서도 해운업계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공정위가 한-일 항로와 한-중 항로에 대해 제재 수위를 달리한 점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며 제재의 타당성에 대한 업계 반박이 예상된다. 

    실제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내려진 한-중 항로에는 국적선사가 16개, 외국 선사가 11개로, 공정위가 외교적 마찰을 고려한 조치 아니냐는 의문이 따르고 있다. 공정위는 한-중 항로가 공급물량(선복량) 등이 이미 결정돼 운임 합의에 따른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현재 업계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지면 공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