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7만3000원… 52주 최고가 경신5개월 새 2.5배 이상 급등차세대 전기차 출시 눈앞… 수소연료전기차 성장성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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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는 실적을 내는 저력을 보인 데다, 투자 심리가 한껏 부풀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순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현대차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는 인식이 주가에 속속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76%(3000원) 오른 17만3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1일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갈아치운 52주 최고가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현대차 주가가 17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월 6만5000원(장중 기준)까지 밀려난 것과 비교하면 불과 5개월 새 2.5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거센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은 35조6826억원까지 불어났다. 삼성SDI와 카카오 등을 제치고 7위 자리를 탈환했다.현대차를 둘러싼 시장 반응이 가히 폭발적으로 변한 것은 증시 상승세에 견조한 실적이 더해졌기 때문이다.현대차는 지난 2분기(4~6월) 영업이익 5903억원과 매출액 21조8589억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2.3%, 18.9% 줄었으나 우려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실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분기 5억3600만달러(약 63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프랑스 르노의 경우 당기순손실이 72억9000만유로(약 10조1300억원)에 이르렀다. 르노 역사상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반면 현대차는 내수 시장이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버티기에 성공했다. 2분기 내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오히려 12.7%(22만5552대) 증가해 해외 부진을 상쇄했다.지난 한 달간 판매 대수는 28.4% 뛴 7만7381대로 집계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신차 투입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 등이 힘을 보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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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는 미래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주 울산공장 일부에 전기차 전용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내년 초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쓴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코드명 NE)’가 나온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450㎞에 달하고, 급속 충전으로 2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채울 수 있는 능력을 준비하고 있다.특히 지난 10일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공개하고 2024년까지 중형 세단(아이오닉 6), 대형 SUV(아이오닉 7) 전기차를 새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65%(2만3000원) 오른 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역대 최대치다.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전기차의 설계 완성도, 효율성 부문에서 미국 테슬라 다음”이라며 “특히 E-GMP 기반 차세대 전기차는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현대차는 2025년에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이 밖에 수소연료전기차를 앞세운 ‘수소 사회’ 구현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그린 뉴딜에 총 7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5년간 총 20조3000억원은 수소연료전기차 20만대 시대, 충전 시설 450대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이 연구원은 “수소연료전기차 시장에 대한 성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니콜라와의 협력은 두 회사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트레버 밀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에 이미 두 차례나 협력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협업 의사를 다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