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실업자 122.8만명·실업률 4.3%… 외환위기 이후 최고3월부터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 오산시 제조업 비중 35%제주 서귀포서 8년째 고용률 1위… 코로나 여파로 역대 최저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특별·광역시 제외 9개 도단위 분석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로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20년만에 최악인 가운데 서비스업이 몰린 시(市)지역이 농림어업 위주의 군(郡)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큰 경기 오산과 전자·섬유업 기반의 경북 구미의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3월부터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줄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9개도(道)의 77개 시 가운데 경기 오산과 경북 구미의 실업률이 5.4%로 가장 높았다. 경기 구리(5.3%)·남양주(5.1%)·시흥(5.1%)이 뒤를 이었다. 오산은 제조업 비중이 35%로 높은 가운데 업황 부진, 전자·섬유업이 기반인 구미는 국내기업의 해외 이전이 각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상반기 실업률 1·2위를 기록했던 거제(6.7→5.0%), 통영(5.9→3.8%)는 선박·제조업 구조조정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됐다.

    77개군중에선 충북 증평(4.4%), 경남 고성(3.8%), 충북 진천(3.5%), 강원 양구(3.4%), 경북 칠곡군(3.2%) 순으로 실업률이 높았다.

    시지역 실업률은 3.6%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2%포인트(p) 내렸다. 군지역은 1.5%로 1년전과 같았다. 시지역 실업률이 군지역보다 2.1%p 높게 나타났다. 시지역 실업자는 47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2000명(-6.4%), 군지역은 3만2000명으로 1000명(-1.6%) 각각 줄었다. 농림어업 비중이 높은 군지역보다 제조업·서비스업 비중이 큰 시지역에 코로나19 여파가 크게 미쳤다는 얘기다. 농림어업 비중은 군지역이 37%, 시지역은 6%다. 이는 다시 말하면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실업대란이 상대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특별·광역시에 집중됐다는 방증이다.

    시지역이 군지역보다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은 고용률을 봐도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시지역 고용률은 58.3%로 지난해보다 2.0%p 내렸다. 군지역은 65.9%로 0.9%p 하락했다. 시지역 고용률 하락 폭이 군지역보다 2배 이상 컸다.

  • ▲ 올 상반기 도별 고용률·실업률 상하위 시군.ⓒ통계청
    ▲ 올 상반기 도별 고용률·실업률 상하위 시군.ⓒ통계청

    고용률은 시지역에선 제주 서귀포(69.4%), 충남 당진(68.1%)·서산(66.5%) 등에서 높았다. 서귀포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상반기 이후 8년째 부동의 고용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가장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관광도시로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경기 동두천(50.9%)·과천(51.4%)·남양주(52.9%) 등은 고용률이 낮았다. 동두천은 미군기지 이전, 과천은 정부청사 이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군지역에선 경북 울릉(81.7%), 전북 장수(79.6%), 전남 신안(76.6%) 등에서 높고, 경기 양평(57.8%), 충북 증평(58.7%), 경북 칠곡군(59.1%) 등에서 낮게 나타났다.

    1년전과 비교해 고용률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전북 임실(66.8→70.9%), 반대로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전남 곡성(69.6→64.7%)으로 조사됐다.

    시지역 취업자는 1266만8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7만6000명(-2.1%), 군지역은 203만9000명으로 4만5000명(-2.1%) 각각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수원(17.1%), 가장 낮은 곳은 경북 영양(2.9%)이었다. 고령층(55세 이상) 취업자는 경북 군위(66.4%)의 비중이 가장 높고 경기 오산(19.3%)이 가장 낮았다.

    근무지·거주지 기준 고용률 차이는 경북 고령(35.1%p), 전남 영암(33.3%p), 경기 과천(27.4%p) 순으로 조사됐다. 근무지 기준 고용률이 거주지 기준보다 높다는 뜻으로, 주변 지역에서 이들 지역 내 산업단지로 통근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경기 오산(-21.3%p)·의왕(-18.5%p)·의정부(-17.2%p) 등은 거주지 기준 고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비경제활동인구는 시지역이 859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8만1000명(6.8%), 군지역은 102만2000명으로 1만7000명(1.7%) 각각 늘었다. '연로' 비중은 충남 서천(47.7%)·부여(43.5%), 전북 임실군(39.3%) 등에서 높았다. '육아·가사' 비중은 경북 울릉(59.5%)·의성군(55.8%), 충남 당진시(55.4%)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재학·진학준비' 비중은 전남 무안군(33.0%), 경북 경산시(32.0%), 전북 완주군(31.9%) 등의 순이었다.

    한편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2000명(-1.3%) 줄었다. 3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갔다. 취업자 수가 넉달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6월 현재 실업자는 12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9만1000명(8.0%) 증가했다. 실업률은 4.3%로 1년 전보다 0.3%p 올랐다.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6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