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감원 및 신규 충원 자제 탓 아모레퍼시픽, 3.1%·LG생활건강 0.7% 감소코로나 재확산으로 3Q 전망 흐림… 구조조정 본격화 시각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업계 몸집이 줄어들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 악화에 따라 신규 충원을 자제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직원 수는 96명으로 지난해 말 114명보다 18명 줄었다. 같은 기간 화장품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5871명으로 193명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4534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3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의 직원수는 867명으로 67명 줄었다.
한 때 화장품 업계를 주름잡던 대표 로드숍(가두점) 업체 토니모리는 139명으로 28명 줄었다. 앞서 이 회사는 전체 직원의 20% 감원 계획을 세우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수습 기간이 종료된 모든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취소시켰고 사업부별 일부 팀장급 직원들도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실적이 악화에도 직원을 대폭 늘린 곳도 있다. 미샤·어퓨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상반기 직원은 39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3% 늘렸다.
이들은 정년퇴직이나 이직에 따른 자연스런 인원 감소라고 보지만 업계 올해 실적이 급감하자 인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업계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라 화장품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거래액은 3~5월에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모두 감소세였다. 여기에 하늘길 마저 막히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실적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
상황이 이렇자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9% 감소했다. 이 기간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음료부문의 선방으로 실적은 호조세였지만 화장품 부문은 영업이익이 15.4% 감소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1126억원에서 약 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도 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400억원대를 기록하던 매출은 200억원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화장품 시장의 상황 개선이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업계는 올 상반기 인력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지속해 왔다"면서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하반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도 있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