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파트너스, 늦어도 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 상대적으로 리스크 높아 부담 SI 수익성 우선… 높은 가격 써내기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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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막판까지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매각가를 놓고 원매자들과의 시각차가 여전한 탓이다. 효성캐피탈의 사업 경쟁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수익성이 우선이라 높은 가격을 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3일 효성캐피탈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는 늦어도 9월 중순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원매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원매자 대부분이 실사를 어느정도 끝내고, 예상가격을 이미 책정해 놓은 상태지만 매각 성공 여부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앞서 효성과 BDA파트너스는 지난달 28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했다. 입찰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PEF 운용사인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국내 증권사로부터 자금 조달을 추진한 화이트웨일그룹(WWG)자산운용, 일본계 금융회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은 올해 안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지난 2018년 6월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인 ㈜효성이 금융·보험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이후 작업은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지만, 연말까지 3개월 밖에 남지 않아 시간은 많지 않다. 

    효성그룹은 매각 가격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대비 1.2배 수준인 5000억 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효성캐피탈의 97% 지분을 보유한 ㈜효성이 회사의 장부가액으로 4613억원을 설정해 놓은 상태였지만,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격폭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원하는 기업 가치를 어떻게든 받아내겠다는 기조가 강하다. 효성캐피탈의 산업기계·설비금융 자산이 많아 다른 캐피탈사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룹 입장에서는 과징금을 내는 일이 있더라도 시간에 쫒겨 희망가격을 낮춰서 파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하지만 IB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매각 작업이 순항하고 있지만, 효성이 원하는 매각가를 충족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캐피탈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는 높게 쳐주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현금흐름은 좋은 편이지만, 변동성이 높아지면 재무흐름도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 효성캐피탈을 매력적인 매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효성캐피탈의 영업자산 중 공작기계·건설장비 등 설비금융자산의 비중은 지난해 말 44.1%로 가장 높다. 이어 기업금융이 21.6%. 자동차금융이 13.5%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캐피탈의 매출은 2018년 2031억원에서 2019년 198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기업금융과 투자 등 고수익 상품을 앞세워 영업이익은 335억원에서 349억원으로 늘었다.

    경쟁력은 있지만,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효성캐피탈은 과거 의료기기나 건설기기에 장점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상위 캐피탈사들이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하나둘씩 뛰어들면서 효성캐피탈이 가진 장점이 퇴색된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게자는 "사실상 효성캐피탈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대규모 장치사업밖에 없는데,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이 좋지 않아서 아주 매력적인 매물로 보기 어렵다"면서 "효성캐피탈의 경우, 일반적으로 은행 캐피탈사에 비해 금리가 높은 측면이 있어 상위 캐피탈사와의 경쟁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SI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흥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 SI의 경우, 시너지보다 수익성이 우선이라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않을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보통 SI들은 사업 시너지 효과보다 수익성 최우선으로 여긴다.

    IB업계에서는 우선협상자대상 선정 이후 협상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지만, 효성은 올해 안으로 효성캐피탈 처리해야 하는 만큼 협상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효성캐피탈이 올해 말까지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담하고 매각 기한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다. 

    효성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올해 안으로 효성캐피탈 지분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에 있지만, 자세한 사항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