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잔액 14조7000억…3년새 10조 급증올 들어 시중은행 대비 높은 증가율 보여총여신 중 신용대출 80%…꾸준한 증가세주택·주식시장 요인 더해 간편 대출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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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용대출이 출범 이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 은행권 신용대출이 폭증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가 각광받으며 카카오뱅크로 수요가 더 몰리고 있다.

    1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포함) 잔액은 1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0.1%(3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그해 말 4조6000억원 규모였던 신용대출이 ▲2018년 8월 말 7조1000억원 ▲2019년 8월 말 11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3년 새 10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포트폴리오는 신용대출에 쏠려있다. 8월 말 기준 총여신 잔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이 중 신용대출이 80.3%를 차지했다.

    올해 신용대출 증가 규모를 보면 3월 한 달 새 1조원 폭증한 뒤 4·5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3000억원), 7월(2000억원)에 이어 8월 4000억원 증가했다. 

    이 시기는 전 은행권 신용대출이 급증했던 때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도 8월 한 달 새 4조755억원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이 적게는 6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 신용대출을 늘린 점에 비춰보면 자산 규모 대비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폭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올해 은행권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기준이 까다롭지 않은 신용대출로 주택거래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활자금 용도로 신용대출에 손을 벌리거나 주식시장 열풍으로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일이 성행한 것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요인들이 카카오뱅크에는 더욱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발발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대면 편리성은 물론 간편한 대출 프로세스, 낮은 대출금리, 넉넉한 한도 등으로 젊은층 대출 수요를 끌어들였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모든 절차를 모바일로 진행해 시중은행이 요구하는 소득증명서, 재직증명서 없이 자체 신용정보를 통해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달에는 신용대출 증가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 자금 마련을 위해 비교적 절차가 간단한 카카오뱅크 대출로 수요가 쏠렸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에는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청 고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모바일 앱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변수는 은행권의 신용대출 폭증 현상을 주시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향후 규제 강화로 대응할 경우 신용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영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도 지속 성장을 위해 여신 포트폴리오의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을 취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적극적인 대출영업 확대도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라며 "시중은행 대비 대출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전체 흐름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택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의 신용대출 악용 사례 여부 등 가계대출 전반에 대한 분석은 물론 차주별 DSR 적용실태, 실수요(처분‧전입) 요건 대출 약정 이행 여부 등 규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