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추가 제재 발효독자 OS '훙멍' 적용 등 홀로서기 불가피화웨이 점유율 급락 예고… 삼성·샤오미 등 수혜 전망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화웨이가 부품 조달은 물론 소프트웨어 사용에도 제약이 생기면서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타 기업들에게 수혜가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국 소프트웨어나 장비 등을 사용해 생산된 물품을 화웨이와 자회사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제재로 미국 기업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업체는 미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에 공급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화웨이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경우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반도체의 한 종류인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이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등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 상무부에 대(對) 화웨이 수출 관련 특별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LG디스플레이도 허가 신청을 검토 중이지만 미국 측에서 쉽사리 허가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구글의 기술 지원이 중단됐고,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비롯해 지메일, 유튜브, 크롬 브라우저 등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가 빠진 상태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이에 화웨이는 독자 개발한 운영체계(OS)인 '훙멍'을 내년부터 적용하면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유튜브 등 구글 앱을 당연하게 여기는 해외 시장에서 훙멍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실제 지난해 5월 미국 제재 이후 출시된 '메이트30' 등 신작 스마트폰이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지원받지 못하면서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기술 없이 홀로서기를 시도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사업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안드로이드 OS 대신 독자 개발한 훙멍을 쓰기로 결정했는데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에 앞서 앱 개발자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싸움이며, 안드로이드와 iOS 이외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훙멍 OS 기반 충분한 앱이 뒷받침되기 어려울 것이고 화웨이는 중국 내수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며, 내수 시장에서도 지배적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등 부품 조달 차질은 그 다음 문제"라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화웨이의 수요 공백을 다른 제조사들이 채워가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에도 큰 변동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내수와 유럽,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급격히 늘리고 있던 상황이다. 올 2분기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20.2%를 기록,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 4.3%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중국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브랜드들이 채워나갈 것으로 보이며 유럽 및 동남아 등 해외지역은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등 프리미엄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201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059만대로, 전분기 대비 49.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던 2분기 대비 기저 효과와 중국 화웨이 이슈 및 인도에서 중국간의 마찰로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가 지속되면서 화웨이의 중장기적 스마트폰 경쟁력 및 제품 생산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OS 대신 자체 OS인 훙멍의 스마트폰용 버전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전면 지원할 것으로 밝혔지만,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동아 수요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