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상 대표 안식휴가·휴직으로 수장 4달째 공석하송 부사장 대행 체제… 간부들에 '위기 극복' 메시지리더십 공백 우려에 '빈선반 프로젝트' 등 전략 재수정
  • ▲ 위메프가 이커머스 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 전략 마련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장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부재도 위메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위메프 CI
    ▲ 위메프가 이커머스 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 전략 마련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장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부재도 위메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위메프 CI
    위메프가 이커머스 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 전략 마련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장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고경영자(CEO)의 부재도 위메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은상 대표는 지난 6월 안식년 휴가를 보내고, 7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무기한 휴직 중이다. 사실상의 수장 공백 사태가 4개월 째 장기화되고 있는 상태다. 

    박 대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위메프는 5개 부문별 조직장 중심의 임시 경영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박 대표의 휴직이 길어지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하송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 대행 체제를 시작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최고 경영자의 부재로 인해 선제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업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묻어나는 조치다.

    실제로 하 부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을 맡은 지난달 말, 간부 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며 현재의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내부 지표 및 외부 조사기관 등에서 집계된 수치를 보면 회사의 (경영지표) 숫자들이 2017년 수준으로 퇴보해 참담하다”면서 “우리가 잠깐 주춤하는 것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경쟁 시장의 양극화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나마 우리의 경쟁력이던 가격조차 경쟁사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 위메프가 이커머스 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 전략 마련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장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부재도 위메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위메프 CI
    ‘리더십 공백’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위메프는 박 대표가 부재중이었던 지난 6월 일부 복지제도를 조정하면서 ‘복지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여기에 위메프는 최근 MD와 보조MD(AMD) 일부를 신규 영업 파트 조직으로 보냈는데, 사실상 ‘강등’이라며 반발하는 직원들이 나왔다. MD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주로 하는 반면 새 업무는 영업이기 때문에 경력이 전혀 달라진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직원들은 일방적인 인사, 복지제도 축소, 부당한 업무환경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16일 첫 사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박성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 지회장은 “업무 지시, 강요, 퇴근 등 불합리한 처우와 수평적이지 업무 환경, 분위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출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이사 공석이 더 길어지면 위메프의 위기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은 '물류', 네이버는 '플랫폼', 마켓컬는 '신선식품' 등 경쟁사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소비자를 공략하는 반면, 위메프는 방향성을 잃어간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 지회장은 “경쟁 체제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이나 사업의 방향성도 흔들리고 있는데 이것이 조직으로 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며 “CEO가 공석이면 어떤 식으로 회사가 운영될 것이라는 공지가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전무해서 조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해 하반기 37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고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투자 유치 당시 가구 제조업에서부터 방송업·통신 판매업·화장품 도매업까지 기존 4개였던 자회사를 12개로 늘렸지만, 현재 관련 사업들도 표류 중이다. 

    여기다 투자받은 직후 외형 성장을 위해 MD 1000명을 채용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채용 프로젝트는 현재 잠정 중단한 상태다.

    박 대표가 재직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들도 줄줄이 정리에 들어가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비용 절감 등에 이유로 유로멤버십 서비스 ‘특가클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인벤터스의 요거트 브랜드 ‘리틀리케’도 표절 문제로 6개월 만에 철수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판매 및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 반면 하 부사장 대행 체제 이후 위메프는 조직 개편과 신규 프로젝트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픈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품군과 파트너수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 지난달부터 시작된 ‘빈선반 프로젝트’다. 우선 신규 파트너사 확보를 위해 영업본부 내 각 카테고리 실별로 신규 영업 파트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상품기획자(MD)가 파트너사 관리와 신규업체 소싱을 함께 병행하던 것을 두 직무로 쪼갠 것이다. MD는 기존 파트너사의 상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업무를 맡는다.

    위메프 관계자는 올해 경영 계획과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준비했던 기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좋은 가격의 좋은 상품을 위해 빈선반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코로나 장기화 사태에 맞춰 방향성을 조금씩 변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