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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삼성증권이 압도적으로 점유했던 초고액자산가 시장에 대형사들이 잇따라 서비스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초저금리에 역대급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큰손' 유입을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전담 조직 신설은 물론 고액자산가를 투자사업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등 각사마다 차별화를 앞세워 고액자산가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라임사태 이후 증권사 고액자산가 모시기 열풍이 다소 꺾이면서 동학개미 자산관리 확대에 적극 나섰던 상황.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열풍 수준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초저금리 기조 속 갈 곳을 잃은 고액자산가를 공략한 고객 차별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2년부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전담부서인 SNI(Samsung&Investment)본부를 설치해 패밀리오피스를 도입했다. 패밀리서비스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업체 규모의 자산가들이 개인자산관리 회사를 설립하는 '싱글 패밀리오피스'에서 시작된 자산관리 특화서비스다. 삼성증권은 그간 SNI 브랜드를 걸고 전용상품·세무·부동산·가업승계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SNI 출범 10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인 것. 이는 고액자산가들이 투자은행(IB) 투자파트너처럼 참여할 수 있는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다. 이런 형태는 증권업계 최초로, 향후 10년 삼성증권SNI의 더 큰 도약을 위한 핵심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SNI전략담당 내에 '패밀리오피스 사무국'을 신설, 가입을 원하는 고객마다 사무국장이 직접 상담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는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30억원 이상 고객 수 2600여명, 자산 80조원을 확보하며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타 초대형 증권사들은 잇따라 고액자산가 서비스를 재정비하며 삼성증권의 아성에 줄도전장을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초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전략담당'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관리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트루 프렌드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법률·세무 자문 컨설팅 등 생활 전반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에만 반 년 넘게 공을 들인 'GWM전략담당'은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 자금운영, 가업승계와 후계자 양성 등 초고액자산가에게 필요한 가문 관리 종합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금융상품과 해외 투자는 물론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지원,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이 서비스에 포함된다. 국내 투자에만 치중됐던 자산배분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고객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조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특화상품을 제공하는 GWM전략부를 주축으로 패밀리오피스와 가업승계 컨설팅을 전담하는 자산승계연구소도 함께 문을 열었다.
전신인 미래에셋증권 시절 증권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를 도입한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했던 '미래에셋 오블리제클럽'을 '미래에셋세이지클럽'으로 새롭게 론칭했다.
가업 상속과 증여 계획 등 컨설팅은 물론 그간 미래에셋대우가 두각을 나타내온 글로벌 IB 분야 네트워크를 활용해 맞춤형 글로벌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들어 10억원 이상 예탁자산 고객이 33% 넘게 증가했다.
KB증권도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월부터 HNW(High Net Worth·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가업승계·세무·부동산·투자 등 자산관리 전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컨설팅서비스인 '에이블 프리미어 멤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컨설팅 인력은 KB증권 소속 세무사와 은행·증권 겸직 인력인 부동산 전문가·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기업금융, 리서치센터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KB금융그룹의 전문가집단인 'KB WM 스타자문단'이 지원하는 구조로 KB금융그룹의 컨설팅 역량을 총동원했다.
증권사들의 고액자산가들을 유입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은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 규제 등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초고액 자산가들은 그들만을 위한 특별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그들은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확실한 고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