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 분쟁조정 1512건광고비 전가·특정 인테리어 업체 계약 요구 등 불공정 관행 지속외식산업 휘청에 매물↑… 가맹점주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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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자영업은 그야말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폐업률이 크게 늘었고 소득은 크게 약화됐다. 이들은 대부분이 영세한 소상공인이다.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책정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들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리 자영업의 현주소를 짚어봤다.<편집자주>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연매출 100조원으로 성장한 가운데 본사와 가맹점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22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 관련 분쟁조정 1512건을 접수됐다. 분야별 접수현황을 보면 일반 불공정거래가 47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도급 거래(440건), 약관(306건), 가맹거래(241건), 대리점(34건) 순이었다.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에 따라 불공정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들의 조정 신청이 증가했다고 조정원은 설명했다.
실제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대상으로 광고비 전가, 특정 인테리어 시공업체 계약 요구 불공정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구자근 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피해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가맹점과 광고비를 사전에 협의하고 동의를 구한 경우는 53.6%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본사의 일방 통보로 이뤄진 셈이다. 구체적으로 42%는 협의를 했지만 가맹점의 최종 동의 없이 통보가 됐고 4.5%는 사전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점포 환경을 개선한 가맹점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5%는 가맹점주 본인이 전액을 부담해야만 했다. 본사가 비용 일부를 부담한 경우는 52.5%였다. 반면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본사가 지정하거나 추천한 시공업체와 계약을 맺은 때가 96.1%나 됐다. 특히 본사에서 정보공개서를 통해 제시한 인테리어 비용을 웃돈 경우도 31.7%나 됐다.
구자근 의원은 "코로나19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불공정거래 피해예방교육 지원과 상담 강화를 통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관행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외식 브랜드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면서 가맹점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대한제당의 파파이스 등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KG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이고 롯데GRS의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TGI프라이데이스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회사 입장에선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매각이라고 하지만 가맹점주는 기업가치 하락과 상생 경영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단기 수익향상에 집중해 원가율을 낮추거나 무리하게 점포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A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원가절감을 위한 저가 재료 사용, 마케팅 비용 전가, 점포 수 확장에 따른 근접 출점 등으로 본사의 영업이익은 증가하는 반면 우리는 영업이익 감소, 이미지 손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우려된다"면서 "더욱이 주인이 바뀐다는 것은 본사와 가맹점주의 신뢰를 쌓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매각을 진행 중인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CJ푸드빌의 독단적인 매각은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CJ그룹은 본인들이 직접 직영형태로 운영하며 지속적 적자가 발생하는 CJ푸드빌의 외식사업부는 그대로 둔 채, 1300 가맹 사업자들이 전 재산을 투자해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땀흘려 일궈 놓은 뚜레쥬르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이익을 고스란히 대기업이 독식하며 가맹점들이 죽어가도 나 몰라라 팽개치려는 본심을 여지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협의회는 지난달 법원에 CJ그룹 지주회사인 CJ와 이재현 회장을 상대로 뚜레쥬르 주식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낸 상태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제도적 개선안 마련을 시급하다고 입모은다. 특히 지난 2017년 오너 갑질 등의 문제로 논란이 되면서 프랜차이즈업계는 상생을 골자로 한 자정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최저임금 인상, 경기 불황 등 경영 환경이 안 좋아진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 피해는 결국 가맹점들이 받고 있다"면서 "불공정성에 대한 조사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