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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서울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보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매매거래는 끊겼지만 집값은 보합권내에서 꺾일듯 꺾이지 않는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상승했다. 정부는 '부동산대책으로 상승세가 멈췄다'고 밝히고 있지만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7·10부동산대책 및 8·4공급대책의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9억원 이하 및 중소형 면적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에서는 보합세가 관측된다. 서초·송파구는 보합을 유지하고 있고, 강남구와 강동구는 0.01%의 변동률을 보였다. 거래절벽 속에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면서 신고가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는 상황이다.
경기는 지난주 오름폭(0.10%)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용인 기흥(0.27%)·수지구(0.23%)는 교통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과 상대적 가격 수준 낮은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 3기 신도시와 인접한 고양시 덕양구(0.23%), 구리시(0.18%) 등도 평균보다 높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급등 추세가 한풀 꺾인 것은 맞지만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절충점을 찾지 못해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보합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 집값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만한 모멘텀이 별로 없다"며 "연내는 이런 식의 버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이번주에 0.08%의 상승폭을 보이며 65주째 올랐다. 계약갱신청구권제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 시행과 거주요건 강화, 가을 이사철, 정비사업 이주 수요 등의 영향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심화한 결과다.
주거선호도가 높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강동구(0.13%)는 주거환경이 양호한 상일·명일동 위주로, 송파구(0.12%)는 잠실·신천·가락동 역세권 위주로 많이 올랐다. 강남구(0.09%)와 서초구(0.07%)도 정비사업 이주수요 영향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임대차법 시행, 가을이사철 등의 영향으로 입지요건 양호한 역세권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전세가격 급등 영향으로 숨고르기 현상을 보이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