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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등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지 못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이 가을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서울에선 공급물량 가뭄현상이 심화되는 등 연내 분양도 미지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아파트는 지난 7월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분양보증 유효기간이 9월23일 만료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7월28일 이전에 서둘러 분양보증을 받아놨지만 두달의 유효기간이 지나면서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둔촌주공은 총 1만2032가구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으로 단일 재건축단지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분양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열릴 예정이던 조합원 총회도 11월로 연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아파트인 '래미안 원 펜타스'도 지난 22일 서초구청이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반려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조합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 7월28일 분양공고 승인 신청을 냈다.
하지만 기존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유치권 행사로 HUG에서 분양보증을 거절하면서 분양보증을 받지 못했다. 이에 서초구청은 분양보증를 발급을 요구했지만 결국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면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초구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도 HUG 보증기간이 이달 28일까지여서 상한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합은 HUG 통제와 상한제 사이에서 유리한 방식을 택하기 위해 현재 토지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 7월말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대부분의 단지들이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앞으로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지들은 상한제 적용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말미암아 이달들어 서울에서 일반분양한 단지는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분양가상한제 시행전 입주자모집공고를 마쳐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결국 다음달도 서울에서 일반분양하는 단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당초 10월 서울에 분양예정이었던 물량은 4곳 총 4066가구였지만 일정이 모두 미뤄질 전망이다.
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해진 '래미안원베일리'와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5블록에 짓는 '힐스테이트 고덕', 가로주택정비사업인 '세광하니타운'·'청담한양빌라' 등 4곳이다.
특히 '힐스테이트 고덕'은 감리자 선정 등 사업계획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 착공신고와 분양가 심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11월쯤 분양일정을 잡고 있지만 예정대로 분양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올해 남은 민간분양 물량은 2만40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대다수 단지가 제때 분양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총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가을 성수기임에도 정비사업 단지의 분양 일정이 전반적으로 미뤄졌다"며 "연말까지 서울아파트 공급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