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자동차산업 발전 포럼 개최중국 업체, 정부 등에 업고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 갖춰부품업계 미래차 대응 '빨간불'
  •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박상재 기자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박상재 기자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미래차 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로 중국 업체를 꼽았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10회 자동차산업 발전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자율주행 등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부품업계 실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산업은 혁명기로 들어서며 ‘뉴 커머’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업체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 업체는 지난 30년간 이어져 온 내연기관 시대에 굴욕을 당하면서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면서 “이들은 5000만대에 이르는 생산 역량, 2500만대 규모 내수 시장, 정부의 차별적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서방과 진검승부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중국 부품업체가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배터리 공급 상대로 CATL을 선택한 이유로 ‘코발트를 쓰지 않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BYD, CATL 등 중국 완성차 및 부품업체는 전 세계 전기차 분야 공급망을 장악해갈 우려가 있다”며 “자율주행 역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등을 고려할 때 부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포럼에선 미래차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국내 185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미래차 전환 대응 실태 조사 결과’ 등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연기관 동력 및 전당 장치 제조업체는 68.2%가 매출액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연간 매출액이 500억원 이하인 경우 16.1%만 미래차 관련 부품을 생산(6.9%), 개발(9.2%)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부 지원 사업은 69.4%가 이용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지원요건 복잡(39.2%), 지원규모 또는 과도한 부담(22.8%) 등이 있었다.

    또 미래차 양산까지 평균 32.8개월, 최장 84개월이 걸리고 관련 부품 한 개를 개발하는 데 13억1500만원이 소요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부품업체가 미래차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내연기관 부품 생산과 판매에서 수익을 확보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규제 위주 친환경차 보급 정책은 판매 장려금(인센티브) 제공과 적극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