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순이익 평균 11%↓…마이너스 굴레상반기 이어 3분기에도 충당금 추가 적립 탓BNK금융 비은행 선전에도 부산은행이 발목비은행 덕 본 DGB금융…계열사 강화 결실
  • 지방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지방은행이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연속 마이너스 수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은행 부진과 비은행 성장 속에서 지방금융그룹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앞으로의 수익성은 비은행 계열 강화가 키포인트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지방은행 수익성 내리막길…3분기 또 충당금 적립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11.4% 감소했다. 앞서 상반기 순이익 하락폭(-15.8%)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5대 은행 모두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 중 덩치가 가장 큰 부산은행이 27.6%의 높은 감소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또 떨어지면서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1% 감소했고, 판매관리비가 9.0% 증가한 탓이다.

    부산은행의 NIM 하락세는 다른 은행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2분기 정점(2.40%)을 찍은 후 매 분기 하락하면서 올 3분기 1.84%까지 내려앉았다. 2년 새 0.5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순이익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경기 악화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 충당금은 600억원에 달한다. 

    대구은행도 코로나19 관련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해 2분기 236억원에 이어 3분기 9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3분기 명예퇴직 비용으로도 128억원이 지출됐다.

    더불어 NIM이 2분기 1.79%에서 3분기 1.76%로 떨어져 지방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이에 따라 그룹 순이익 하락폭은 -14.0%를 기록했다.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의 경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9%, 1.4%, 5.2% 감소해 -10%대 하락폭을 보였던 상반기보다는 축소됐다.

    이들 은행도 3분기 추가로 쌓은 충당금 영향을 받았다. 경남은행은 누적 충당금이 370억원에 달했고, 광주·전북은행은 3분기에만 각각 53억원, 74억원을 적립했다. 

    NIM 하락도 피하지 못했다. 경남은행은 2분기 1.83%에서 3분기 1.78%로 떨어졌고,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NIM을 유지하고 있는 전북은행도 2.47%에서 2.39%로, 광주은행도 2.26%에서 2.18%로 각각 0.08%포인트 큰 폭 하락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 탓에 순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충당금을 쌓아둔 게 향후 자산 건전성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NIM도 금리 인하 영향이 소멸되는 3분기를 저점으로 조달비용 개선 등 마진 방어 노력에 4분기부터 안정화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 ◆BNK 순익 감소할 때 DGB·JB 방어…비은행 성장 핵심

    저금리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과 코로나19 여파로 지역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방은행의 실적 하락세가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는 비은행 성장이 그룹 전체 이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3분기 성적을 봐도 지방은행의 모(母)회사인 지방금융그룹의 이익 성장은 핵심 계열인 은행이 발목을 잡았으나 비은행 계열사가 방어막을 쳐줬다.

    BNK금융은 지방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15.5% 감소했다.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실적이 개선되고 비이자이익 강화 성과가 확대됐으나 부산은행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

    3분기 부산은행의 순이익이 27.6% 감소할 때 비은행 계열사는 23.6% 증가한 119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부산·경남은행에서 3분기까지 총 970억원 큰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를 보면 비은행은 지난해 3분기 15.7%에서 올 3분기 22.8%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 기여도가 부산은행 49.0%, 경남은행 28.2%에 달해 그룹 전체 이익을 좌우하고 있다.

    반면 DGB금융은 순이익 기여도가 대구은행 59.2%, 비은행 40.8%로 고르게 분포했다. 작년 상반기에만 해도 은행 비중이 81.2%에 달했다.

    1년 사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비은행 계열사 강화의 결실을 본 것으로, 비은행의 순이익은 1401억원에 달했다.

    핵심 계열인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14.0% 감소했으나 비은행이 방어해준 덕에 DGB금융의 순이익은 1.5% 소폭 증가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이 그룹 이익에 큰 역할을 했다. 3분기 순이익은 859억원으로 81.6% 급증했다. IB·PF·중개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순이익 기여도도 25.0%로 뛰어올랐다.

    증권사 실적 개선에 그룹 비이자이익도 110.1% 대폭 늘었다. 이자이익은 0.7%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대구은행의 추가 충당금과 캐피탈의 자산성장에 따른 충당금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JB금융 역시 순이익이 1.3% 증가했다. 3분기 은행 127억원, 캐피탈 24억원의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순이익 증가폭이 소폭에 머물렀다. 단, 비이자이익이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이익 확대로 59.2% 크게 늘었다. 이자이익은 1.2% 증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