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역대 최대 실적에 전지사업 '두각'SK이노, 배터리 사업 선전으로 손실폭 줄여3사 점유율 35% 넘겨...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신규 공장 증설에 공격적 투자 이어져...점유율 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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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K 배터리 3사가 올 3분기 잇따라 호실적을 공개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16%에서 올해 35%로 배 이상 늘어난 글로벌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점유율을 더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이나 최근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전기차 화재 사고 등의 현안도 산적해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LG화학은 지난 3분기 7조 5073억원의 매출액과 90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LG화학의 분기 실적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전지 부문이 두각을 나타냈다. 자동차 배터리와 소형 전지 공급 확대로 168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고 매출도 3조 1439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LG화학은 유럽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효과와 원통형 전지, IT제품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3분기에 3조 872억 원의 매출과 267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삼성SDI도 전지사업 부문에서 매출 2조 3818억원을 기록해 호실적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을 화학 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올 3분기 영업손실 289억원이 발생했지만 배터리 사업은 적자폭을 대폭 축소하며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배터리사업 매출은 4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늘었고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 분기 대비 149억 원 개선된 989억 원이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35.1%로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사 통합 점유율이 16.2%였다.

    이에 그치치 않고 공장 증설이나 신규 투자 등으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분주하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별도 법인(LG에너지솔루션)으로 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 신설회사에 투자를 확대해 배터리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 매출 30조 원의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간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해외공장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빠르게 뒤를 쫓고 있다. 올해 배터리 사업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올해의 2배가 넘는 3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이후 2022년에는 5조 원 중반대의 매출과 함께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K 배터리 3사의 호실적과 빠른 성장에도 국내 배터리업계에 산적한 현안은 고민거리다.

    LG화학의 경우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로 촉발된 안전성 논란에 당면해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코나 배터리 교체 비용을 LG화학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교체 비용은 대당 1300만 원 수준으로 추정돼 리콜 대상 차량의 10%를 교체한다면 약 1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도 큰 부담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침해 소송,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이 1년 반 넘게 길어지며 소송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에 따른 소송 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만 해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사가 지불한 소송 비용이 4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고 소송으로 사업을 온전히 이어갈 수 없는데 따른 손해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