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대손충당금, 올 3분기까지 3조 5304억원자산건전성 아직 양호, 5대 금융 고정이하여신 개선 업계 "내년 3월 규제완화 종료시 취약계층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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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깜짝실적을 거둔 가운데 3분기까지 쌓은 대손충당금이 이미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었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사전준비와 코로나19 경기침체 여파를 대비한 충당금을 쌓은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내년 부실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부실 규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은 올해 3분기 873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7745억원보다 12.8% 늘었다. 누적으로 보면 5대 금융그룹의 대손충당금은 올해 3분기까지 3조 530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 3조 671억원을 뛰어 넘었다.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건전성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개선됐다. NPL은 비율이 낮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NPL비율은 6월말 대비 각 0.02%포인트 개선된 0.46%, 0.54%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전분기 말 대비 각 0.04%포인트 개선된 0.41%, 0.45%를 나타냈다.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0.03%포인트 나아진 0.40%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현재까지는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관련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종료되는 내년 3월부터다. 금융지원이 언제, 어느 정도의 부담으로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리스크 관리라는 게 이자가 잘 납입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인데 1년간 부실위험 관리가 어려워진 것”이라며 “이자마저 못 내는 기업들은 사실상 한계기업으로 보는데 부실폭탄을 미뤄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계기업의 여신규모는 급증추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1년 금융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여신 규모는 2018년 105조원에서 2019년 116조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2%나 증가한 176조원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한계기업 비중이 2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규제완화가 종료되면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부실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 불어닥칠 코로나19 관련 부실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최소 2000~3000억원 규모의 부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 은행 실적이 시장 우려와 달리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코로나 대출 지원 종료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가 발생하는 시기이지만 이미 올해에만 2조원이 넘는 코로나 대비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보여 올해보다 내년에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NIM(순이자마진)도 점차 반등 기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점에서 내년 은행 실적은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