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은행, 작년 3Q 충당금 127%↑ 코로나19 경기침체 대비 선제적 충당금 적립올해 금융지원 연장시 건전성 악화‧ 충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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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이 1년 새 5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에 대비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은 영향이다.

    22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조5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43억원 대비 54%(5496억원) 증가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은행이 신용으로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장부상 비용으로 미리 처리한 금액으로 충당금이 줄어든 만큼 수익으로 인식한다. 반면 충당금 전입액이 늘었다는 것은 집행된 대출의 부실 우려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영업이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실적 감소의 원인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지난해 9월 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영업이익 감소)은 4241억원으로 전년 동기(1322억원) 대비 221%(2919억원)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이후 실업률, GDP(국내총생산),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요소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상당 기간 유지되고,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해 신용손실충당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만기연장 등으로 부실이 이연될 우려가 있으니 은행권에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으라며 보수적 적립을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152억원에서 3671억원으로 1년 새 219%(2519억원) 급증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3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4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07억원대비 51%(1543억원) 늘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3분기 3277억원으로 전년 동기(4762억원) 대비 31%(1485억원) 감소해 영업이익 상승 효과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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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당금 증가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조8472억원, 6조460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9615억원, 6063억원 감소했다. 

    은행들이 실적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은 경기 전망이 그만큼 나쁘다고 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장기평균 79에 머물던 지수가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2월부터 65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 5월에는 4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월 51로 반등한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잠재부실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19 대출 지원이 올해 종료되고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와 충당금 증가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