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달아오르는 e커머스업계 경쟁 속에 나홀로 역주행투자 줄이고 채용도 소극적… 3700억원 투자 고스란히 곳간에경쟁보다 신중론…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 중”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투자 경쟁의 격전지가 된 e커머스 시장에서 나홀로 역주행 중인 업체가 있다. 위메프가 바로 그곳이다. 위메프는 경쟁사인 쿠팡, SSG닷컴, 롯데온 등이 대규모 투자 경쟁을 벌일 때, 홀로 투자를 보류하고 ‘복지부동’ 중이다. 인재 영입도 일제히 멈춘 상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5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올해 내내 소극적인 전략을 유지 중이다. 경쟁사가 ‘코라이세일페스타’ 행사를 위해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행사를 벌일 때도 3일에 그치는 비교적 소규모의 할인행사에 그쳤다. 

    이런 행보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올해 위메프는 충성 고객의 척도로 불리는 유료회원제를 아예 폐지한 바 있다. e커머스 업계에서 앞다퉈 현금성 포인트까지 동원하며 유료회원제를 강화하는 것과는 정 반대 행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대적인 신선식품 강화와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이 이뤄지는 것에 위메프가 한걸음 떨어져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별도 투자가 없다보니 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도 빠지게 된 것. 심지어 올 초 자신했던 상품기획자(MD) 100명 채용 계획도 올스톱했다.

    쿠팡이 우버 출신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 인사를 영입하고 SSG닷컴이 컨설턴트 출신의 CEO를 발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쿠팡이 OTT사업, 택배사업에 진출하면서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에 나서는 것이나 롯데온, SSG닷컴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과도 비교된다.

    사실 위메프가 경쟁에 나설 현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유치하면서 모기업인 원더홀딩스가 넥슨코리아로부터 투자 받은 투자금 중 위메프로 넘어온 2500억원을 포함 총 3700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현재까지 이 금액은 인력충원 및 파트너사 확보 등에 사용됐지만 대부분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적재적소에 공격적으로 투입해 공격적으로 투입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서 1년째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위메프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올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투자효과가 반감할 것을 감안해 투자를 미룬 것”이라며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기 보다는 신중하게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위메프의 행보에 의구심을 보이는 중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현재 e커머스 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로 늘어난 수요를 흡수해 이후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데 위메프만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흐려졌다”며 “통상 이런 경우 투자금 추가 유치나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추정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동원되는 할인 행사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그 근거로 꼽았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해 7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바 있다. 투자유치나 투자금의 활용을 위해서 실적을 개선할 필요가 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와 관련 위메프 측은 “과거 오프라인 유통점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렸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폐점을 진행 중”이라며 “지금 와서 보면 당시 공격적인 투자가 정답이 아니었던 것처럼 쿠팡, 네이버쇼핑의 공격적인 투자가 어떤 결과가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