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혼조… 생산·지출 개선 vs 고용·물가 악화수출 회복 관건… 10월 3.6%↓, 한달 만에 다시 감소로코로나19 변수 여전… 국내외 신규 발생 증가세
  • ▲ 경기 위축.ⓒ연합뉴스
    ▲ 경기 위축.ⓒ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일부 경제지표 개선에도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올해 마이너스(-)1%대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를 "완만한 수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제조업·소비·투자 등이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서비스업·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된 가운데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 등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코로나19 확산 지속, 봉쇄조치 강화 등으로 실물지표 개선세가 약화하며 세계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백신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내수 회복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0시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1명으로 200명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가 정점(8월27일 441명)을 찍고 내려오던 시점인 9월4일(198명) 이후 70일 만에 최다 발생이다.

    외국 사정도 좋지 않다. 미국은 12일(현지시각) 신규 확진자가 14만4000명으로 9일 연속 10만명을 넘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텍사스주 엘패소에선 밀려드는 환자와 사망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병원이 헬기를 이용해 환자를 다른 도시로 실어나르는 상황이다. 뉴욕은 밤 10시 이후 술집·식당 영업을 금지하고, 시카고는 집에 머물라는 권고령을 30일간 발동한다고 발표하는 등 제한조치에 나섰다.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국은 1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347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국은 전날 유럽에서 처음이자 전 세계 5번째로 누적 사망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2차 봉쇄조치를 단행했지만,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 ▲ 코로나19 세계 발생 현황.ⓒ연합뉴스
    ▲ 코로나19 세계 발생 현황.ⓒ연합뉴스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철저한 방역대응에 만전을 기하면서 내수 활성화, 수출력 견지 등 전방위적 정책대응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수출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65% 이상이다. 우리나라 10월 수출은 44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8월 여섯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9월에 7.6% 반등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기재부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적었던 영향이 있다"며 "하루평균 수출액은 5.6%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기재부가 밝힌 경제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9월 산업활동동향은 생산, 지출 모두 개선됐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5.4%, 서비스업 생산은 0.3% 각각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2.3% 증가했다. 지출은 소매판매 1.7%, 설비투자 7.4%, 건설투자 6.4% 각각 늘었다.

    반면 고용 지표는 악화했다. 10월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42만1000명 줄었다. 전월(-39만2000명)보다 감소 폭은 커졌다. 실업률은 3.7%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7%포인트(P) 올랐다.

    10월 소비자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보다 0.1%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코로나19 재확산과 위안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은 하락하고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상승의 영향을 받아 올랐다.

    일각에선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경제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내다봤다. 지난 9월 수정전망치를 유지했다. 나빠지진 않았지만, 개선된다고 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4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안의 성장률 제고 효과(0.5%P)가 없었다면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졌을 거라고 분석했다. KDI는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유행의 대처가 원활하지 못하다"면서 "감염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