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관세문턱 더 낮아져가격 경쟁력 강화, 수출 확대 기대"협정 체결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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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산업계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출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RCEP가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특히 자동차, 철강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종 대표 기업인 현대차와 포스코는 수출길 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10국,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들과 함께 지난 15일 오후 각 국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했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30%, 무역규모 28.7%, 인구 29.9%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것.

    이에 따라 아세안 관세 문턱은 더 낮아지게 됐다. 기존 FTA에선 79.1~89.4% 정도였는데 이보다 1.7~14.7%P 높여 전체 수준을 국가별 91.9~94.5%까지 제고했다.

    아세안은 자동차·부품, 철강 등 핵심 품목 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FTA 체결로 국내 산업에선 자동차와 철강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자동차는 최대 40%에 달했던 관세가 철폐된다.

    태국은 화물자동차에 40% 관세를 부과했는데 RCEP 발효로 관세가 대폭 낮아지게 됐다. 최대 30%에 달했던 승용차 관세 또한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자동차 부품에 최대 40%까지 부과했던 관세를 없앴다.

    국내에서 아세안 등 RCEP 지역으로 수출되는 차량은 중저가 모델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관세 1~2%에도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로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 수출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자동차에선 관세가 약 10% 정도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세안 등 RCEP 지역에서 팔리는 국내 모델이 중저가가 대부분이란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철강업종에선 각각 봉강, 형강 5%, 강관 20%, 도금강판 10%에 부과됐던 관세가 철폐됐다. 업계 대표 단체인 철강협회는 성명을 통해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강협회는 "RCEP 지역은 우리나라의 전세계 철강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매우 중요한 교역대상 지역"이라며 "이번 RCEP 서명으로 역내 자유화 제고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RCEP지역 수출은 129억달러로, 전 세계 수출의 47.8%를 차지했다. 수입은 120억달러로 전체의 81.8%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철강업계가 보는 수혜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관측한다. 대부분 철강 제품이 FTA 체결로 이미 무관세 혜택을 보고 있단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은 지난 2014년 중국과 FTA 협정을 맺으면서 철강 수출 관세가 사실상 제로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 실행방안에 따라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찌됐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에 이런 협정이 체결된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