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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주택을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무주택자에게 풀기로 했다. 하지만 대부분 다세대·다가구주택인데다 서울 도심과 떨어져 있어 전세난에 시달리는 중산층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임대의 공실 개념을 한시적으로 바꿔 조기에 전세주택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공공임대는 6개월간 비어 있으면 공실로 분류하지만 정부는 이를 3개월로 단축하고 이를 소득·자산 제한없이 입주희망자에게 신속히 공급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공공임대중 3개월 이상 공실인 주택은 3만9100가구다. 수도권은 1만6000가구으로 그중 서울에만 4900가구가 있다.
서울의 경우 강남구에 198가구, 송파구 263가구, 강동구 356가구, 양천구 286가구 등이 3개월 이상 비어 있다. 임대료가 주변시세에 비례에 정해지다 보니 이들 지역은 임대료 수준이 높아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충족하면서 임대료를 낼 형편이 되는 입주자를 찾지 못해 좋은 입지에도 공실이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권에서는 ▲성남 160가구 ▲하남 114가구 ▲시흥 509가구 ▲김포 570가구 ▲남양주 692가구 등 9768가구가 3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있는 임대주택이다.
다만 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선 소득기준이 까다롭다. 현행 영구임대주택의 소득기준은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50% 이하여야 한다. 국민임대주택 70%, 행복주택 100%, 매입임대주택 50% 등이다.
이에 국토부는 올 연말까지 이들 공실을 전세로 전환하고 소득·자산 기준을 배제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지원하면 입주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매입임대는 일반·신혼·청년 등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입주자를 모집한다.
경쟁이 발생하는 경우엔 소득 수준을 따져 저소득자가 입주하게 한다. 거주 기간은 4년을 기본으로 하고 이후에도 기존 입주 기준을 만족하는 대기자가 없으면 추가로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이들 공공임대주택이 시세보다 임대료가 싼데도 빈집으로 남아있는 건 세입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아무리 싼집이 있어도 수요가 없는 이유다.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은 땅값이 저렴한 도심 외곽 위주로 공급되다 보니 교통 등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많다. 주택이 노후화되고 평수가 좁은 것도 공공임대주택이 점차 외면받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무리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한다고 해도 어디에 위치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서울 등 인기지역의 매물에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세입자들의 박탈감만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