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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자격증시대㊦]250만원 쓰고 '후진'도 못해…부담만 키운 엉터리정책

250만~300만원·보름~7주 소요…졸지에 돈·시간 들여야사설교육기관 난립…관리 안되고 교육質 두고 논란도세부교육지침 없어 현장 혼란 가중…만만디 행정 지적

입력 2020-11-23 22:33 | 수정 2020-11-24 09:24
내년 3월부터 무인비행장치(드론) 자격증시대가 열린다. 개발자나 사업자는 물론 취미생활로 드론을 즐기는 동호인도 자격증을 따야 한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위해 자격증을 도입하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정부정책이 현장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설익은 채 진행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잖다.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글 싣는 순서
㊤ 동호인 범법자 양산하나
㊦ 규제 풀었는데 국민부담만

▲ 드론 활용 교육현장.ⓒ연합뉴스

정부의 드론 조종자격제도 개편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경제적·시간적으로 부담만 주는 엉터리가 됐다. 전문가들은 적잖은 돈과 시간을 들여 자격증을 땄는데도 드론을 마음 먹은 대로 조종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지적한다.

24일 국토교통부와 드론 교육기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드론 조종자격은 전문 또는 사설교육기관에서 딸 수 있다. 전문기관은 실습장 등 일정 요건을 갖추고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인가를 받는다. 교육을 이수하면 필기시험을 면제받는다. 사설기관은 지방항공청에 등록만 하면 된다. 등록 요건이 드론 1대 이상, 조종사 1명 이상이면 돼 전문기관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하다. 다만 사설기관은 이론교육을 하지 않는다. 자격증을 따려면 필기시험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전문기관은 전국에 150여곳, 사설기관은 700여곳이 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는 전문기관조차 가격 차이가 난다. 국토부 첨단항공과 관계자는 "100만~200만원선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기관은 보통 250만원쯤을 받는다. 210만원을 받는다는 서울의 한 전문기관 관계자는 "4년전만 해도 330만원쯤이었다. 다들 비싸다고 한다. 가격경쟁력을 고려해 내렸다"면서 "서울근교는 비싸다. 동네에 교육기관이 몇개 있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사설기관은 싸다. 100만~150만원선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문기관 사이에선 사설기관의 운영방식을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한 전문기관 관계자는 "전문기관은 1라인당 받을 수 있는 교육생이 최대 4명으로 정해져 있다. 인건비·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지금 교육비로는 빡빡하다"며 "반면 사설기관은 대충 도장만 찍어주는 경우도 많다. 물을 흐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출결시스템을 도입하긴 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사설기관이 난립했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등록기관 현황은 있지만 실제로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관리가 전혀 안된다는 얘기다. 현직 사설기관 운영자는 "전국에 난립했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어렵다. 전망은 있는데 생업으로 하기엔 부담스럽다"고 부연했다.

자격증을 따려면 시간도 적잖게 들여야 한다. 전문기관은 평일반의 경우 보름간 입교해 비행경력시간과 모의비행까지 총 6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주말반은 비용도 300만원쯤으로 더 비싸고 교육기간도 7주쯤으로 더 걸린다.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애초 자격증 따기가 어려우니 규제 완화 차원에서 제도를 손보자며 시작했는데 동호인까지 자격을 따야 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민 부담만 커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 드론 체험.ⓒ연합뉴스

문제는 어렵게 자격증을 땄는데 정작 드론을 조종하는게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교육기관 관계자는 "지금은 20시간의 비행경력시간을 이수해야만해 원주비행, 수동비행 등 다양한 교육을 하지만 앞으로는 규제 완화를 이유로 교육시간이 절반으로 줄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시험항목에 후진이 없다 보니 자격증은 땄는데 드론으로 후진을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운전면허에 빗대면 면허증을 땄는데 후진을 못하고 직진만 가능한 셈이다. 명색이 국가공인자격인데 엉터리 자격증인 것이다.

일선 교육현장에선 국토부의 만만디 행정에 대해 비판한다. 내년 3월부터 개정된 법령이 시행되는데 아직 구체적인 교육지침도 내려주지 않았다는 불만이 크다.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조종자격 의무화로 교육생이 넘쳐날 거로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국토부의 행정편의주의가 현장의 혼란만 부추긴다고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반의 경우 이번 교육기수의 절반정도만 찼다"면서 "현재 지침이 '몇㎏ 이하는 교육시간 몇 시간' 이렇게만 나와서 비행경력 인정시간 등 세부적인 내용을 모른다. 시험을 단박에 붙는다는 보장도 없는데 2월에 어중간하게 교육했다가 3월에 교육인정 시간이 달라지기라도 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교육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교육기관 관계자도 "자격제도가 바뀐다고 하니 문의는 많은데 기체, 시험, 계도기간 등 실질적인 내용이 나온게 없어 질문을 받아도 답을 못 해준다. 상담이 조심스럽다"면서 "아직 (국토부로부터) 전달받은게 없다. (우린) 을의 입장이다. 왜 구체적인 지침을 안주냐고 따질 처지가 아니다. 기다릴뿐이다"고 하소연했다. 국토부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동호인과 교육기관 모두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 국토부.ⓒ뉴데일리DB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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