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관치금융 비판힘있는 수장(長) 원하는 금융업계고위 일자리 필요한 정권 이해관계 맞아
  • ▲ 생명보험협회장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뉴시스
    ▲ 생명보험협회장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뉴시스
    문재인 정권의 금융기관장 자리에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마피아) 낙하산 인사들이 무더기로 떨어지고 있다. 전관 출신의 힘있는 장(長)을 희망하는 업계분위기와 고위급 일자리가 필요한 정권 상층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정권발 관피아 낙하산 인사들의 내려꽂기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차기 생명보험협회장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생보협회장에 정치인 출신이 앉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내정자는 보험연수원장직을 중도에 사임하고 내달 9일 생보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정 원장은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다.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자 새누리당을 탈당,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후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부터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했다. 

    생보협회장 뿐만이 아니다. 올해 자리가 바뀌는 금융권 주요 기관장 자리를 정치권과 관료들이 속속 꿰차고 있다.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손해보험협회장이 됐다. 그는 금융위원회서 공직생활을 마감했던 그는 한국증권금융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자리를 거쳤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국은행연합회장으로 추대됐다. 김 회장은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거쳤다. 또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정부서는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SGI서울보증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퇴임 반 년만이다.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의 손보협회장 취임으로 공석이된 거래소의 신임 사장으론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손 전 부위원장은 30년 간의 공직생활을 끝으로 지난달 16일 퇴임했다. 

    금융단체도 기왕이면 힘있는 수장이 낫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정치인·관료 출신이 당국과 소통에 원활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기 낫다는 인식에서다. 

    동시에 금융단체장 자리는 수억원의 고액연봉을 받는 '알짜' 보직이다. 생명보헙협회장 연봉은 기본급에 성과급을 더해 5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협회장 중 최고 수준인 7억원에 달한다. 국회의원의 연봉인 약 1억6000만원의 4배가 넘는다.

    올해 금융사에 라임·옵티머스 등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관들의 힘있는 관료출신에 대한 욕구가 더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압박이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상황서 방패 역할을 해줄 수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의 징계, 배상이 많은 한 해가 아니었느냐"면서 "금융기관 역시 외풍이 강할수록 힘있는 관료를 들여 바람을 막으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