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2상 진행… 큰 부작용 없고 ‘초기~중증’ 치료 효과 입증 중 고전적 수혈방식 아냐… 여전히 부족한 임상시험자 ‘아쉬움’ 확진 후 허용되는 다양한 치료전략 중 하나로 유지 ‘필요성’
  • ▲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앙대병원
    ▲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앙대병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신종 감염병 탈출을 위한 방법이다 보니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속도전에 치중하게 됐고, 아직 불투명한 부분이 많은데도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현시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된 백신이 나오는 것이지만, 여전히 많은 시간과 검증절차가 필요해 다양한 치료전략이 나오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 대안으로 혈장치료제(녹십자(GC5131A))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확진 초기에서 중증으로 전환되기 전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임상현장에서 치료목적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다양한 치료 옵션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상용화된 적이 없는 RNA백신은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동시에 나올 수밖에 없다. 현시점 혈장치료제는 하나의 대안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앙대병원이 ‘국가 감염병 임상시험센터’로 지난 10월 지정됨에 따라 국내 혈장치료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수혈해 혈액형을 맞춰야 하는 고전적 방식이 아니라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한 뒤 혈장 내에 있는 면역글로블린을 분리·정제한 고농축 의약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정부 지원사업을 토대로 혈장치료제 포함 다기관 협력이 필요한 연구를 효과적 수행하는 컨소시엄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개별적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안건을 공유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아직 임상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혈장치료제의 장점은 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 초기에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도록 방어체계를 구축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임상 시험자는 ‘증상 발현 이후 12일 이내, PCR 검사로 양성판정을 받은 후 3일 내’로 제한된다. 

    ◆ 목전에 왔는데 아직 부족한 임상시험자 모집 

    아쉬운 점은 해당 혈장치료제 임상2상은 총 60명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인원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앙대병원을 포함해 전국 12곳의 병원에서 진행 중이지만, 목표수 대비 1/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 교수는 “일부 논문을 통해 ‘혈장치료는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임상시험 참여자의 의지가 꺾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관련 논문은 대체로 고전적 수혈방식의 혈장치료를 말한 것이고, 현재 개발 중인 것은 개념이 다르다. 효과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체에 해가 되는 연구는 의료진 차원에서 하지 못한다.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기준을 철저히 지키며 효과검증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보다 임상시험 참여자 수가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혈장치료제는 마땅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에 획득한 타인의 면역을 투여받아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전이 있다.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감이 아닌 신중한 자세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 

    정 교수는 “코로나 예방 90% 이상이라는 수치의 긍정적인 결과 이면에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아직 모르는 단계다.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몇 개의 품목이 아닌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은 50개에 달한다. 너무 휩쓸리지 말고 면밀한 판단이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