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급등으로 가치펀드 수익률 극도 부진 한해주요 자산운용사도 조직 축소·담당자 교체로 한파4분기 이후 회복세 뚜렷…경기회복·금리인상에 기대
  • 올해 대형 성장주 중심의 장세로 가치주들이 소외를 받았다.

    다만 올해 급등한 성장주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는 사이 내년에는 다시 반대급부로 가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가치투자의 위기론이 거세게 일었던 시기로 기록된다.

    현재 주식 시장이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성장주 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전통 가치 투자는 주식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가치투자 1세대'로 대표되는 이채원 대표가 용퇴의사를 밝히고 떠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우 가치주 대표 상품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호(주식)(모)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올해 코스피가 20% 넘게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크게 떨어진 수익률이다.

    설정액 역시 감소세로, 한때 1조6000억원에 이르렀던 해당 펀드는 설정액이 현재 4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4차산업, IT, 헬스케어 등 성장주를 대표하는 펀드에는 올해 자금이 밀려들어왔다.

    이같은 영향으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뿐 아니라 KB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도 가치투자 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고, 사내 가치투자본부의 역할까지 대폭 축소되거나 핵심 인력이 떠났다.

    이처럼 올해 성장주에 비해 가치주가 철저히 외면을 받아왔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가치주의 반전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실제 부진했던 가치주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들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다시 가치주와 성장주 사이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특히 성장주의 버블 우려에 가치주가 다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은 이미 경기회복 기대감과 원화 강세에 힘입어 가치주를 재조명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질주했던 성장주가 단기급등에 따라 올해 3분기 이후 수익률 부진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가치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업계 역시 글로벌 증시가 올해만큼 강도높은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발 위기를 빠른 속도로 만회했지만 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 동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내년은 가치주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시판이 현실화되면 자율적인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가치주 관심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저평가된 경기민감주가 상승해 기술주와의 격차를 좁힐 것"이라며 "내년 1월 미국 상원 다수당이 결정되면 경기부양책에 따라 경기민감주가 움직이고 금리가 올라 가치주가 수익을 내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