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종료직원 70% 지원 끊겨고용지원금·기안기금 추가 신청 전망
  • 대한항공이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종료로 자체적인 ‘버티기’에 들어갔다. 올해 지급 종료일인 16일을 기점으로 직원들은 본인 연차를 소진하며 순환 휴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인건비 충당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16일부터 정부 고용지원금을 받아왔다. 기본급 70% 가량을 보전하며 연간 6개월 지원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항공업을 대상으로 2개월 연장했다. 올해 지원은 총 8개월로, 현재는 지원금을 모두 소진했다.

    앞서 혜택이 종료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은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상태다. 무급휴직의 경우 정부 지원금으로 기본급 50% 가량을 보전한다.

    대한항공은 무급휴직 전환을 미뤘다. 당분간은 개인 연차를 소진하며 버틸 계획이다. 내년까지 남은 2주 동안 부서 내 순환으로 미소진 휴가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상은 국내 직원 1만8000명 중 70%인 1만2600명이다. 해가 바뀌는 다음 달에는 고용지원금을 다시 신청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용지원금 지급 종료로 내년까지 남은 2주간 개인 연차를 소진하며 순환 휴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내년 고용지원금 재신청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는 상태다. 지난 8월에는 핵심 사업부인 기내식·기내 면세품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결정 이후에도 고정비 부담이 여전한데다 시장 회복까지 더뎌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추가 자산 매각도 더디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부터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LA소재 윌셔그랜드 센터를 매각 중이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빠른 거래가 예상됐지만 최근 서울시의 계약 거절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내년에는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그간 수혜 조건이 까다로운 정부 기금대신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 자체적으로 현금을 마련해왔다.

    현재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승인받았다. 아시아나는 약 2400억원(총 승인액 2조4000억원)을, 제주항공은 321억원을 지원받았다. 대한항공 지원금은 아시아나 지급분을 웃돌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지원하는 기안기금은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조성됐다. 약 40조원 규모로, 취지와 달리 조건이 까다로워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일고 있다. 

    1호 수혜기업 아시아나의 경우 연간 약 7%대 이율이 적용된다. 수혜 기간 동안 주주배당 금지, 고액연봉자 임금동결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