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 WM·디지털 역량 강화장기적인 성장성 확보 위한 IB 조직 개편에도 무게"브로커리지 성장성 한계…성장세 높은 IB와 WM 경쟁력 중요"
  • 증시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와 디지털에 방점을 둔 조직 새판 짜기를 단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또 기업금융(IB) 영업 환경 위축에도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해 관련 사업조직 개편 효율화에 무게를 실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리테일 부문에서는 디지털채널 확장과 비대면 고객유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디지털 자산관리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해 WM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다.

    해당 사업부 아래에는 비대면 고객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지털영업본부와 디지털 기반에 최적화된 특화상품과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디지털솔루션본부를 편제해 비대면 고객도 온라인상 프라이빗뱅크(PB) 서비스를 받는 수준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WM사업부는 기존 5개 지역본부를 4개 지역본부로 재편하고, 영업점 대형화 및 PB화 진행으로 소외될 수 있는 고객들에 대한 전담 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할 고객지원본부를 신설했다. 프리미어블루본부 내에는 PB서비스기획부를 신설해 고액자산가 고객 대상 서비스 모델을 구체화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최근 WM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의 내년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WM마케팅본부와 VIP솔루션본부를 WM총괄 직할로 편제하고, 서울의 지역 본부를 4개에서 5개로 확대했다. 해외주식마케팅과 글로벌 자산배분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WM부문을 강화하고 시장의 주도적 지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최준혁 글로벌주식솔루션 본부장을 WM영업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의 WM 순이익은 2016년 1861억원에서 지난해 1638억원으로 223억원 줄었다. ELS와 DLS 부문의 수수료가 예상보다 좋지 않아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면서 과거 WM 실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감과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증시 호황으로 WM 분야에도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린 조직개편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6일 영업 경쟁력을 높이고 플랫폼 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디지털플랫폼본부 신설이다. 언택트 시대에 맞춘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기존 e비즈본부의 기획·개발 조직과 MINT부를 통합해 디지털플랫폼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했다. 

    대형증권사들의 이같은 조직 개편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언택트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 시장 호황을 맞아 투자가 대중화되고 증권사로 시중자금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또한 IB 영업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해 관련 사업 조직 역시 개편했다. 올해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이끈 브로커리지 부문은 당분간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장기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IB1사업부 산하 투자금융본부 내 신기술금융투자부를 신설해 모험자본 공급 및 투자를 동반한 IB서비스를 확대한다. IB2사업부 내에는 대체자산투자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산하에 IB 크레딧지원부와 대체자산투자부를 편제해 대체자산투자 전문성 및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그룹의 전략 수립과 기존 사업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IB전략컨설팅부를 신설키로 했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지배구조 개편 영업력 강화를 위한 M&A 인수금융3부가 추가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투자 강화를 위해 개발금융담당과 프로젝트금융부, 대체투자담당도 마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IB 부문을 기존 3개 부문에서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의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트레이딩 총괄을 폐지하는 대신 대표가 직접 트레이딩의 리스크를 챙기도록 하고 S&T부문을 신설, 안전성을 높이면서 수익원을 다원화해나갈 계획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는 브로커리지 호황이 이어질 수 있으나 향후 투자자들은 이 부문에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브로커리지 성장성이 낮아지지만 IB와 WM 성장세는 높아 이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