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수치 닷컴버블 붕괴 시작됐던 2000년 수준 근접""연준 통화정책 기조 유지에 여전히 상승 여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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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도 미국 증시가 연달아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각) 올해 증시로 쏠린 투자자들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연상시키는 수준의 거품을 만들어냈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5% 올랐다면서 이는 닷컴 버블 붕괴가 시작됐던 지난 2000년 수준에 증시가 근접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S&P500에 편입된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 이상으로, 연중 상당 기간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체는 PER이 이같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규모도 역대급이다. 올해 IPO에 나선 기업은  447곳, 자금 조달 규모는 총1650억달러로, 1999년 547곳이 1670억달러를 모은 이후 21년 만에 최대치다.

    이달 초 뉴욕증시에 데뷔한 음식배달 서비스 도어대시는 상장 첫날 주가가 86% 치솟았고,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첫날 113% 폭등했다.

    노무라증권 뉴욕지사의 시장분석가 찰리 매켈리고트는 NYT에 "지금 시장은 분명히 입에 거품을 물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 소재 자산운용사 GMO의 벤 잉커 자산배분 대표는 "인터넷 버블 이후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광란을 본 적이 없다"며 "과거 일어났던 일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20년 전처럼 명백한 버블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버블의 영역에 가깝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전문가는 증시가 당장 가라앉을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인데다가, 매달 12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계속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시행한 양적완화와 유사한 조치다. 양적완화는 지난 2009년 3월 시작돼 올해 2월까지 주가를 400% 끌어올렸다.

    매체는 내년에도 연준이 이러한 초저금리 기조와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의 지속을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스 뉴욕지사의 마이크 루이스 미국주식 책임자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 정책에 대해 "그들이 멈출 때까지 음악은 계속 연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소재 투자회사 스피어스아바커스의 젭 브리스는 "이 모든 상황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상승장이 멈출 이유는 찾지 못했다"며 "아직 고점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