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 국제관광 저조에 면세점 매출 증가폭도 미미제3자 반송 종료 초읽기에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면세업계 “코로나19 맞춤 지원 제도 절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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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중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면세업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글로벌 여행 시장 문이 닫히자 올 한해 중소·중견 면세 업체 모두 문을 닫았다. 그나마 생존에 성공한 대기업 면세점은 매출 절반이 날아갔다. 코로나 장기화로 내년 전망까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기업들은 정부에 현실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면세업계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항공사 등이 함께 개발한 국제선 무착륙관광 비행 상품의 탑승률은 30~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진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 같다. 최근 매일 1000명대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무착륙 비행 관련 여행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여파는 고스란히 면세업계까지 번졌다. 주요 면세점들은 무착륙 비행 개시에 맞춰 항공업계 등과 발 빠르게 제휴를 맺고 '고객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정작 무착륙 비행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지 않자 한결같이 김빠진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착륙 비행을 통한 매출 진작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저조할 줄은 몰랐다. 무착륙 비행 상품 출시 초창기 매출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실적이 개선됐다고 여길만큼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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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면세점
    설상가상으로 면세업계의 ‘생명줄’과 같았던 제3자 해외 반송 제도도 이달 말 종료된다. 

    제3자 반송이란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물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중국 보따리상 등이 입국하지 않아도 원하는 면세품을 현지에서 받아볼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올해말까지 6개월 동안 이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면세업계는 이 제도를 내년까지 연장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대신 수출인도장을 통해 외국인 구매자가 출국 전 면세품을 해외로 먼저 발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점을 품고 있다. 내년에도 하늘길이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다 외국인 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과 이에 따른 절차·재정적 부담까지 고려하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면세업계는 내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확산세가 누그러져 국가 간 이동이 보다 자유로워지길 기대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관광산업이 내년 하반기부터 차츰 좋아진다는 가설을 세우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조금씩 열리면서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상 중”이라고 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면세점들은 해외 시장 공략을 재개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에 베트남 하노이에 시내 면세점을 열기로 하고 지난 22일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롯데면세점 하노이 시내점은 하노이 중심지에 있는 짱띠엔 플라자(Trang Tien Plaza) 6층에 1598㎡(480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12월 개점한다. 짱띠엔 플라자는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럭셔리 쇼핑몰로 110여개 명품 부티크와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하노이 시내점과 함께 다낭에도 시내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박창영 롯데면세점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