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라면 시장 역대 최대독보적 1위 농심 vs 가성비 무장 오뚜기 경쟁구도 눈길양사 글로벌·맛·제품 차별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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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은 유통업계에 있어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반면, 백신 및 치료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이어지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이 과정에서, 경쟁도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해 새롭게 재구축되는 업체간 경쟁구도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族) 증가와 수출 호조로 시들하던 라면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2013년 2조100억원을 기록한 뒤 2017년 2조원, 2018년 2조500억원 등 성장세가 멈췄지만 지난해 2조1500억원으로 전년 보다 3.2% 성장한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
◇ 독보적 1위 농심 vs 가성비 무장 오뚜기
국내 라면 시장은 1985년 농심이 1위에 오른 뒤 약 30년간 업계 순위는 농심, 오뚜기 순을 유지하고 있다. 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농심과 오뚜기의 점유율은 각각 55.4%, 23.4%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품 별로 살펴보면 라면 매출을 누적 집계한 결과 신라면이 9.9%를 차지했고 진라면 매운맛은 4.4%를 기록했다.
진라면의 2000년대 초반 점유율이 5%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해 보면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이다. 2008년 이후 가격을 동결하면서 가성비로 차근차근 점유율을 신라면을 추격하고 있다. 한때 진라면은 판매량 기준 점유율에서 15.5%를 차지하며 신라면을 1% 차이까지 좁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탄탄한 브랜드를 앞세운 농심이 독보적 1위지만 갓뚜기 등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오뚜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해 진행한 봉지라면에 대한 소비자행태조사 결과에서 이 같은 예측의 근거를 엿볼 수 있다. 봉지라면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와 실제 구매한 라면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46%가 봉지라면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신라면을 꼽았다. 진라면은 22%의 응답률을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 구매한 라면을 묻는 질문에는 26.4%의 소비자가 진라면을 택했고 신라면은 23.5%에 그쳤다. 향후 구매의향 조사에서도 진라면이 24%를 기록하며 신라면보다 4% 높았다. -
증권업계에선 농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6431억원,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00%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오뚜기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2조5408억원, 1870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7.7%, 26.1%을 기록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올해 양사 모두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저마다의 전략으로 지난해의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농심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2억 달러를 투입한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준비 중으로 올해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 신제품을 발빠르게 생산해 앞으로 늘어난 북미 수요는 물론 신시장으로 꼽히는 남미까지 판매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준 부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자"며 "이를 위해 미국 제 2공장의 설립 완료와 안정적인 가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규 카테고리 개척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건면류 출시는 물론 앵그리RTA, 농심옥수수면, 칼빔면, 짜파구리큰사발, 신라면블랙사발두부김치와 같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뚜기는 국내에선 라면업계 2위지만 해외 수출은 농심에 비해 미미하단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오뚜기는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 4개 국가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미국 법인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베트남에 추가 공장을 설립하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오뚜기는 결국 맛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인식하고 끊임없이 맛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2018년 407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양의 오뚜기중앙연구소를 증축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라면과 가정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오뚜기는 국내 최초의 식품임상연구소로 건립에도 나선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와 오뚜기 식품임상연구소 건립을 위한 산학협력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곳은 국과학적이고 올바른 식품정보 제공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학술 성과 창출 및 인재양성을 통해 식품산업의 발전과 한국 식품의 과학적 우월성을 입증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식품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오뚜기의 경영철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