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준 닭고기 9·10호 4077원… 4000원대 돌파지난달比 29%·전년比 60%↑… 부문육도 크게 올라"상황 예의주시… 아직까지 타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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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고기 값이 상승하면서 치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통상적으로 연중 들쭉날쭉하지만 최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공급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치킨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닭고기 9·10호 가격이 4077원으로 4000원을 넘어섰다. 한 달 전(3154원) 보다 29.2% 올랐다. 1년 전 같은 날의 2231원과 비교하면 무려 60%나 올랐다.
부분육인 넓적다리와 날개의 가격은 6722원, 7923원으로 전달 대비 각각 28.5%,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닭가슴살도 7618원으로 전달 보다 28% 증가했다.
가격 상승은 고병원성 AI로 인해 살처분되는 가금류(인간이 도축하는 산란 동물)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축산물품질병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9일까지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50건으로 확인됐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이후 살처분된 가금류는 산란계 638만3000마리, 육계 486만7000마리, 종계 50만1000마리, 토종닭 36만4000마리 등 1531만9000마리에 달한다.
통상 10~2월 사이 유행하는 고병원성 AI 상황에 따라 감염 농가가 더 늘어날 경우 앞으로 닭고기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치킨업계는 아직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닭고기 공급 시 가격 밴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승폭은 아직 체감적으로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고병원성 AI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육가공 업체와 사전에 계약된 가격이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다"면서 "가격 인상 역시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물량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AI가 장기화가 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 가맹점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힘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도 안 좋은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닭고기 원가 상승이 맞물려 자영업자 등에는 악재다. 앞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16년 11월 고병원성 AI 발생 4개월 후 실시한 치킨 전문점 조류독감 피해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킨 전문점의 86%가 조류독감으로 인해 매출 감소를 겪었고 평균 매출 감소율은 29.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브랜드나 브랜드 파워가 약한 치킨 브랜드의 경우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농축산부는 "육계 사육 마릿수는 평년보다 3.0%, 냉동 재고는 38.9% 많다"며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가격이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