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우려 떨치고 분양가 계산 두드리는 조합 늘어공급확대 기조속 규제 완화 가능성에 사업진행 탄력
  •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가 역대 최대 최대 분양가를 책정받자 정비업계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여기에 강력한 분양가 규제를 펼치던 정부마저 기조 변화를 시사하면서 재건축사업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는 지난 8일 분양가심위위원회를 개최하고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를 3.3㎡ 당 5668만6000원으로 책정했다. 토지비(4200만원)과 건축비(1468만원)가 반영된 금액이다.

    작년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엑서 받은 3.3㎡당 4891만원보다 16% 상승한 가격으로 역대 최고치다. 그동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가가 HUG 산정 금액보다 5~10% 가량 낮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덕분에 분상제 우려로 사업 속도를 늦추던 재건축 조합들은 낮은 분양가 책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치게 됐다. 이번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조합에 불리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분양가 산정에 난항을 겪던 재건축 조합 위주로 사업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신반포15차, 신반포4지구 등이 꼽힌다.

    앞서 둔촌주공은 기존 집행부가 HUG가 제시한 3.3㎡당 2978만원의 분양가로 분양을 진행하려다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조합장이 해임됐다. 당시 일반 조합원들은 분상제를 적용하면 최소 3.3㎡당 3500만원을 책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를 반영하면 조합원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강력하게 분양가 규제를 이어가던 정부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진 점도 정비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HUG 분양가나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민간 주택사업 일정은 지연됐고, 공급부족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도 무조건적 규제 일변도 정책 대신 검토 필요성을 인지하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원베일리 분양가 책정을 두고 "여전히 주변 시세에 비해 60% 수준에 그친다"며 "분상제의 목적에 맞는 결과고, 이보다 더 낮은 금액일 경우 로또 차익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야하지만, 그렇다고 제도가 주택 공급을 억제, 방해해선 안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정비업계 역시 정부 입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둔촌주공과 신반포15차 등 각 조합원들은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 책정 방식을 대입해 예상 분양가 계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둔촌주공 공시지가는 3.3㎡ 당 2910만원에 강동구 공시지가 상승률(9.85%)를 적용하면 약 3200만원이 나온다. 용적률(273%)과 기부채납률, 건축비와 가산비를 계산해보면 분양가가 최대 4000만원을 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 원펜타스 조합원 일부도 원베일리 기준에 맞춰 계산할 때 3.3㎡ 당 5000만원선에 책정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