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텃밭이던 할부금융·리스 영토전쟁 '활활'최고금리 인하, 수수료 재산정 악재 속 수익 다각화하나카드, 할부금융 진출…롯데카드, 리스업 영위 등록
  • 수익성 악화가 예고된 카드업계가 영업 확대를 위해 할부금융 시장과 리스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캐피탈사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으나 사업 다각화가 절실해진 카드사들의 연이은 참전으로 캐피탈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 국민, 우리, 삼성, 롯데 등 5개 전업카드사의 할부금융 누적 수익은 2059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0.6%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시작했다. 최근 국산 및 수입차 모든 브랜드의 차량 구매 시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카드까지 진출하면서 대부분의 전업카드사가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현대카드는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에서 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할부금융은 자동차나 고가의 가전제품 등을 구매할 때 고객이 일정기간 나눠서 갚을 수 있도록 해주고, 할부금융사는 이자를 통해 수익을 버는 것을 말한다. 

    몇 년 전만 해도 할부금융·리스 시장은 캐피탈사의 텃밭이었으나 카드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이유로 영역을 침범하면서 영토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리스사업 역시 미래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 삼성, 우리, 국민 등 4개 카드사의 리스 누적 수익은 3150억원으로 할부금융 수익보다 더 짭짤하다. 

    자동차 등을 빌려준 후 기간이 끝나면 인수하는 금융리스와 다시 반납하는 운용리스 등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게 리스업이다. 

    롯데카드는 최근 금감원에 리스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설대여업을 등록했으며, 현재 할부로 취급 중인 기계·설비·중장비 등 내구재부터 시작해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 상반기 사업을 시작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신규 사업에 힘을 주는 것은 올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도 점점 낮아져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3년마다 재산정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카드사들의 수수료수익 등 수익성 악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부금융·리스 시장 규모 측면에서 보면 아직 캐피탈사가 압도적이지만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캐피탈사의 수익성 감소도 우려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의 수익 확대를 장기전으로 보면서 중고차 시장 진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카드사 본업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미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