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6개 은행에 2조원 과징금 사전 통보 … 제재심서 최종 수위 조율勞 "판매액 기준 산정 과도" … 이익 계좌 포함 여부까지 '범위' 공방과징금 확정 시 자본비율·배당 여력 압박 우려 … 시장 파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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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2조원 규모 과징금 부과 절차를 진행하면서 과징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뿐 아니라 금융노조도 “산정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6개 은행에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2조원 규모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현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수위를 정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쟁점은 과징금 산정의 기준과 범위다. 노조 측은 과징금 산정에서 판매 수수료가 아니라 ELS 판매액 전체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논란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또 이익이 발생한 계좌의 판매분까지 산정에 포함됐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며, 과징금 대상 범위가 과도하다고도 했다.

    은행권이 자율배상을 진행한 뒤에도 조 단위 과징금이 추가로 추진되면서 ‘이중 제재’ 논쟁이 커지는 점도 핵심 변수다. 노조는 은행이 ELS 판매로 얻은 마진이 1600억원 수준인데 과징금이 2조원에 달한다는 취지로 부담을 호소하며,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당선인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 결의대회에서 “현장 노동자와 금융회사에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금융소비자 보호도, 금융시장 신뢰 회복도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 당선인은 홍콩H지수 ELS가 “작년이나 재작년에 갑자기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라 20년 넘게 판매돼 온 상품”이라며 “한때 잔액이 18조원을 넘을 정도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아래 오랜 기간 유통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 지수 급락과 관련해 “마치 천재지변처럼 지수가 급락해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렇다면 그동안 감독 기관은 무엇을 해왔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처리된 회차까지 과징금 대상에 포함돼 천문학적인 제재가 부과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존립과 현장 금융노동자의 고용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환 신한은행지부 위원장도 “이미 시중은행들이 자율배상을 통해 금융소비자와의 문제는 96%에 이르는 합의로 마무리됐다”며 “그럼에도 감독당국이 다시 판매액 전체를 기준으로 조 단위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서 일부 절차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먼저 부과했고, 과징금과 기관·인적 제재 절차는 별도로 진행 중이다. 다만 과징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은행 자본비율과 배당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재 수위와 산정 방식에 대한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