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16년 연속 성장화장품 매출 줄었지만 생활용품·음료 급성장올해 프리미엄 강화·글로벌 공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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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업계 불황에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끝 모를 매직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화장품 수요 감소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 1분기 이후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 화장품·생활용품·음료 국내 1위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7조8445억원, 1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131억원으로 전년 보다 3.2% 증가했다.
8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은 화장품 부문에서 나왔다. 화장품 사업(뷰티(Beauty)·데일리 뷰티(Daily Beauty) 합산)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5524억원, 9647억원을 달성했다.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를 위해 원칙을 지키며 사업을 한 결과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최소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더욱이 그동안 성장세를 이끌던 화장품 부문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사업에서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이 8.3% 역성장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사업에서 각각 63%, 26.2%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속적인 고강도 봉쇄 조치와 그에 따른 극심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전세계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다"면서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모든 사업부가 치열하게 노력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뷰티, 생활용품, 음료 3개 사업 모두 국내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역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944억, 2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6.3% 증가했다.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6% 증가한 1426억원을 기록했다. -
차 부회장의 올해 전략이 관전 포인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역시 국내외 화장품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LG생활건강이 17년 연속 성장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차 부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과 내실 다지기,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중점 추진 사항으로 제시해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와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프리미엄과 글로벌 사업이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으로 보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등 프리미엄 화장품을 앞세워 화장품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후는 단일 매출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미래 성장을 위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완료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앞서 미국 생활용품업체 에이본을 인수해 시장 확대 인프라를 확보하기도 했다. 자체 유통망은 물론 H&B 스토어를 통해 피지오겔을 비롯한 자사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 위해 에이본의 디지털 카탈로그를 론칭하기도 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화장품은 중국 중심의 화장품 시장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중국 내 후, CNP 등 럭셔리, 더마 브랜드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생활용품은 피지오겔 제품 라인업 확장과 해외 진출 확대로 매출 성장과 고마진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