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회사들의 전유물로만 생각되던 스마트오피스가 보험사에도 도입됐다. 지난달 푸르덴셜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다.
몇해전 국내 한 이동통신사의 스마트오피스를 현장 취재한 경험이 있던 터라 방문전, 보험사의 관련 시스템 도입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게 사실이다.그러나 막상 푸르덴셜타워 문을 열자 기자 생각이 오판임을 깨닫는데 몇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느 ICT 기업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서비스들이 구현됐다.
푸르덴셜생명은 서울 강남 사옥의 모든 층을 사용하지 않고, 18층에서 22층까지 총 5개층을 업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층은 여러 입주사들이 들어와 있다. 회사는 약 1400평 규모의 5개층 전체를 탈바꿈시켰다.
가장 눈에 띈 점은 18층부터 21층까지 대부분의 업무공간을 '자율좌석제'로 구성한 점이다.
직원들은 4개층 중 아무 층으로 출근해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좌석을 선택,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
어느 자리에 앉아도 같은 프로그램·메신저 등을 쓸 수 있어 굳이 상사와 붙어앉지 않아도 된다. 비교적 젊은 직원층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도 포착됐다.
각 자리마다 두개의 모니터가 함께 탑재돼 있었고, 직원들은 각자의 사물함에서 개인 키보드와 마우스만 꺼내와 업무에 임했다.
독서실 분위기의 탁상 테이블도 존재했으며, 높낮이 조절 책상도 구축되 일어서서 업무처리도 가능했다. 높낮이 조절 책상의 경우 일부만 구축되 출근시 직원들의 선택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일하고 싶은 인원들은 프라이빗존에서 업무도 가능했다. 1인 책상 하나만이 독자적으로 떨어져 있었다. 일부 프라이빗존은 창가 쪽에 배치되 강남 전경을 한눈에 담으며 일할 수 있다.
조용히 전화용무를 수행할 수 있는 '폰부스', 공용 사무용품을 빌려 쓸 수 있는 공간도 존재했다.
아울러 클라우드 PC 업무를 위한 '제로 클라이언트', 스마트폰에서 내선전화를 함께 쓸 수 있는 'FMC' 등 다양한 IT솔루션을 접목해 업무 편의성도 극대화했다.
외근 중에도 해당 솔루션 기반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때문에 직원들 역시 선택적 자율출근제를 통해 재택근무를 자유롭게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오피스 내 빈자리들이 더러 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스마트오피스 구축과 함께 선택적 자율출근제 및 자율복장제를 시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안전과 업무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며 "다양한 솔루션으로 원격 화상 회의도 가능하며, 사무실 내 다양한 부서 인원들이 혼재되 모든 사업별 업무에 대한 정보 공유와 코웍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임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임원들도 입구 키오스크 앞에서 자리를 고민하더니 임원실을 선택해 사용했다. 사용되지 않는 임원실은 직원들이 편하게 회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
각층 중앙에는 회의, 휴식, 고객접견실 등이 분리되 있었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와 회의실 내에서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각층 회의실의 경우 2~4명이 들어갈 수 있는 룸이 여러개로 구성됐으며, 미니PC가 모두 갖춰졌다. 이 역시 인원별 선택좌석 클라우드와 연동돼 본인들의 업무현황 자료를 서면으로 보여주거나 USB에 담아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투명창으로 구성해 직원들의 회의실 사용여부를 알 수 있게 했으며, 굳이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회의실 예약시스템으로 예약 및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윗층인 22층은 대회의실로 구성됐다. 대회의실에는 30~40명이 족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
회사 측은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통해 페이퍼리스 업무환경 구축, 사무실 비용 절감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론 유연한 근무 형태와 업무환경 변화를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진희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푸르덴셜생명은 VDI(데스크톱 가상화) 시스템을 일찍이 정착시켜 코로나19 상황에서 임직원들을 빠르게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안정적인 업무 체계를 유지했다"며 "스마트오피스 도입으로 탄력적 근무 환경을 유지하고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